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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겨울이 떠난 후 3년간 울어"…유해진, '도그데이즈' 통해 고백한 트라우마(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4-01-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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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떠난 후 3년간 울어"…유해진, '도그데이즈' 통해 고백한 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겉차속따(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듯한)' 배우 유해진(54)이 뜨끈한 휴먼 영화로 돌아왔다.



휴먼 영화 '도그데이즈'(김덕민 감독, CJ ENM 제작)에서 깔끔한 성격의 계획형 싱글남 민상을 연기한 유해진. 그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도그데이즈'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 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맺게 되며 시작되는 새로운 관계와 변화를 따스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풀었다.

특히 '도그데이즈'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코믹 연기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소화해 내며 큰 인기를 받았던 '공조' 시리즈를 비롯해 '올빼미' '달짝지근해: 7510' 등 장르를 초월하는 특유의 존재감과 연기력을 각인시킨 유해진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받았다. 자신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일이 발생하면 예민해지는 계획형 싱글남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유해진은 캐릭터에 녹아 든 유쾌한 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겉차속따' 그 자체인 유해진은 김서형 및 강아지 차장님과 사랑스러운 호흡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해진은 "아무래도 개를 다룬 영화니까 내가 키우던 겨울이 생각도 많이 났고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한 부분도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더라. 다만 걱정은 했다. 밋밋할 것 같기도 하고 이게 과연 잘 나올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도그데이즈'는 소소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시나리오 본 정도겠지 하며 기대를 많이 내려놨는데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잘 봤다. 보고 나서 김덕민 감독이 내 의견을 궁금해하더라. 기술 시사 때는 솔직하게 '괜찮다'고 했다. 인물들끼리 엮인 부분도 잘 녹여진 것 같더라. 나는 영화를 보면서 두 번 운 것 같다. 이 영화가 신파라서 울리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더라. 원래 개를 키워서 그런지 더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강요 없이 스며드는 느낌이 있었다. 내 영화를 보면서 울기 쉽지 않다. 물론 '달짝지근해: 7510'은 얼마 전 코멘터리 하면서도 눈물이 났다"고 답했다.

3년 전 키우던 반려견 겨울이를 보낸 유해진은 "겨울이가 떠나고 그 트라우마가 3년 갔다. 아버지 제사 때 형들과 술을 엄청 먹고 집에 귀가하던 중 애견숍을 지나갔는데 그때부터 강아지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 과정이 있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 겨울이가 떠올라 울기도 많이 울었던 3년이었다. 겨울이와 사연이 정말 많다. 같이 제주도 여행도 같이 가고 캠핑도 다녔는데 겨울이가 내겐 엄청 든든한 존재였다"며 "이번 '도그데이즈' 촬영 때 동네의 어떤 아저씨가 겨울이와 너무 비슷한 아이를 데리고 현장에 자주 왔다. 일부러 나한테 보여주려고 많이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 그 강아지를 보면서 겨울이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그데이즈'를 통해 첫 호흡을 맞춘 윤여정과의 특별한 소감도 전했다. 유해진은 "윤여정 선생님과 첫 호흡을 맞춘 장면에서 정말 많이 긴장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만나지 못해 어떤 분인지 모르는 상태인데 게다가 정말 큰 선배 아닌가. 오스카 수상을 떠나서 영화계 큰 선배다. 그런 부분 때문에 실수할까 봐 긴장을 많이 했다. NG를 내면 뭐라고 할지도 걱정됐다"며 "윤여정 선생님은 이번 작품에서 김덕민 감독과도 스스럼없이 가깝게 지내더라. 김덕민 감독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인간적인 부분을 선생님을 통해 많이 느꼈고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긴장감을 느낀 현장이 되기도 했다. 모처럼 어른과 연기하는 느낌이었다"고 감탄했다.

더불어 김서형과 로맨스 연기에 대해서도 특유의 너스레를 잊지 않았다. 유해진은 "느지막이 멜로를 연달아 보여주게 됐다. '달짝지근해: 7510' 이후 '도그데이즈'가 개봉하면서 연달아 멜로로 느껴지겠지만 사실 그 사이에 안 뽀뽀한 작품도 많다. 이제 멜로가 안 들어올 때도 됐다. 이제 들어왔으니 없어질 때가 된 것 같다"며 "젊었을 때 멜로를 했으면 다른 멜로가 됐을 수도 있다. 초반부터 불타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도 들더라. 느지막이 멜로를 하게 됐다. 게다가 영화 끝자락에 잠깐 나오지 않나"고 머쓱하게 웃었다.

김서형을 떠올린 유해진은 "정말 이 작품을 통해 깜짝 놀랐다. 현장에 나온 모습을 보면서 좋았던 부분이 있다. 김서형이 매번 올백 머리로 연기하거나 센 모습이지 않았나? 흐트러짐 없는 올백의 모습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수수한 모습이 너무 반가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작품 보면서 김서형에게 '이런 역을 많이 해'라며 굉장히 반가워 하기도 했다. 이번에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털털하다 못해 인간적인 캐릭터였는데 그래서 좋았다"고 곱씹었다.

'도그에이즈'는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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