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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교체로 다시 뛴다!' 넥슨-엔씨-넷마블이 사령탑 교체 혹은 보강한 이유는?

남정석 기자

입력 2024-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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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교체로 다시 뛴다!' 넥슨-엔씨-넷마블이 사령탑 교체 혹은 보강…
김정욱 넥슨코리아 신임 대표. 사진제공=넥슨

'리더십 교체로 다시 뛴다!'



글로벌 게임산업은 지난 4년여간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전혀 예기치 못한 부침을 겪었다. 팬데믹 시절에는 언택트 라이프의 '총아'로 각광받으며 매출과 사용자가 급격하게 느는 수혜를 입었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엔 '역 기저효과'라는 정체기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은 지난해 상반기 9조 39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로 10.9% 감소했는데 이는 11개 콘텐츠 산업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라 할 수 있다.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해 5.7% 줄어든 34억 4600만 달러(약 4조 5000억원)로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이 밝지 못한 가운데, 기존 매출 감소세를 만회할 히트작 출시는 물론이고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이른바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3N'사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듯 '사령탑'을 교체하거나 보강하며 급변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과 전략은 회사별로 분명 다르지만, 게임사 본연의 개발력을 확대시키면서도 경영 안정화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선 비슷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경영권 안정과 성장에 동시 대비

우선 넥슨은 3개사뿐 아니라 지난해 한국 주요 게임사 중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사상 처음 연매출 4조원 달성도 충분할만큼 '꽃놀이패'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의 견조세에도 불구,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고지했다며 무려 116억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등 최근 수년간 여러 운영상의 실책으로 이미지 추락을 경험했다. 확률 고지에 대한 자율적 법제적 규정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과거에 불거진 이슈라 넥슨으로선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고, 이후 철저한 관리로 이런 이슈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더 발돋음하기 위해선 분명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과제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넥슨은 김정주 전 대표의 사망 이후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이 상속을 하면서 지주사인 NXC 지분 29.3%(약 4조 7000억원)를 상속세 대납으로 내놓았고, 현재 2차례 유찰로 인해 최근 수의계약 가능 상태로 변경되면서 사우디나 중국 등 글로벌 대자본이 2대 주주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경영권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그동안 좋은 성과를 냈던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올 3월부터 넥슨 일본법인 신임 대표로 영전, 전체적인 그룹 얼개를 짜고 김정욱 CCO(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강대현 COO(최고 운영 책임자)가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를 맡기로 내정됐다. 김정욱 내정자는 대외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했고, 넥슨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김정주 전 대표와는 어렸을 적부터 친분이 있는 이른바 '오른팔'이었기에 대외 위기관리와 경영권 이슈 등에 있어 안정적으로 끌고갈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강대현 내정자는 올해로 넥슨에 입사한지 20년을 맞는 넥슨맨이자 대표적인 개발자 출신으로, 넥슨의 기존 게임 라이브 서비스와 신작 개발, AI와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 접목 등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 탈출과 재도약에 방점

이에 반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경우 반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시리즈의 매출 하락을 만회할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연말에 출시했지만 국내 매출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등을 전체적으로 글로벌 유저의 성향에 맞추다보니 '리니지' IP와 같은 국내 시장 파급력은 떨어지지만 올해 글로벌 출시에선 분명 다른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사의 본질이자 추동력이라 할 수 있는 신작 IP의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김택진 대표는 그동안 고수했던 단독 사령탑 체제를 탈피, 변호사 출신의 박병무 VIG 파트너스 대표를 신임 공동 대표로 내정하는 큰 변화를 줬다. 박 내정자는 기업 경영과 전략, 투자 등을 두루 거친 경영 전문가이기에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김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무대에 등장해 엔씨소프트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데 이어 지난해 말 SIE(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와 직접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콘솔 플랫폼에 대한 적극 진출을 공표하는 등 개발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부인 윤송이 CSO(최고 전략 책임자)와 동생 김택헌 CPO(최고 퍼블리싱 책임자)가 직을 내려놓으며 가족 경영을 끝내고, 이성구 부사장과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 등 개발자 3인방을 공동 CBO(최고 사업 책임자)에 임명하면서 신작을 통한 재도약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확실히 했다.

7분기 연속 적자에 빠져 있는 넷마블은 역시 변호사 출신이자 전략기획과 대외협력,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을 해왔던 김병규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내정, 오는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정식 선임한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5년에 넷마블에 입사했다가 중간에 퇴사했는데, 위기에 빠진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요청에 다시 합류한 특이한 점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권영식 대표가 사업총괄과 개발에 전력하고, 김 내정자는 넷마블컴퍼니 전반의 업무를 책임지며 방준혁 의장은 전체적인 회사 그림과 함께 코웨이 경영을 하는 등 3각 체제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지난해 선보인 신작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 탈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는 그동안 준비한 다양한 신작을 더욱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다시 모바일게임 명가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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