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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BNK 살린 건 김한별, 강아정 아닌 김진영이었다

김용 기자

입력 2021-11-08 21:05

벼랑 끝 BNK 살린 건 김한별, 강아정 아닌 김진영이었다
사진제공=WKBL

[부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벼랑 끝 BNK를 살린 진짜 영웅은 과연 누구였을까.



부산 BNK가 힘겹게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박정은 감독의 데뷔승도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달성됐다. 거기에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포워드 김진영의 활약이 중요했다.

BNK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 부천 하나원큐전에서 85대76으로 승리, 개막 4연패를 끊어냈다.

설명이 필요 없었다. 양팀 모두에 매우 중요한, 목숨 걸고 뛰어야 하는 경기였다. 두 팀 다 개막 후 4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한 팀은 시즌 첫 승을, 한 팀은 1라운드 전패의 갈림길에서 만났다.

하나원큐는 주포 강이슬의 이적으로 전력이 떨어진 데다 개막전에서 구 슬이 큰 부상을 당해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BNK에게는 충격의 4연패였다. BN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용인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끈 김한별과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포워드 강아정을 영입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4강은 기본이요, 상위권 싸움도 가능한 복병으로 꼽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달라진 건 없었다. 비시즌 운동을 하지 못한 김한별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강아정도 이적 후 부담이 컸다. 연패가 길어지며 초보 박 감독의 애만 타들어갔다.

하나원큐전은 절체절명의 기회였다. 하지만 1쿼터 9점을 밀렸다. 1쿼터에만 상대에 공격 리바운드 8개를 허용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이런 BNK 분위기를 2쿼터 바꿔버린 선수가 있었으니 김진영이었다. 주춤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홀로 전투적으로 리바운드에 참여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니, 손쉬운 골밑 득점까지 연결됐다. 그리고 공격에서는 자신보다 더 좋은 찬스의 동료를 찾았다. 김진영이 2쿼터에만 혼자 9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니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혼자 잡아낸 공격 리바운드가 4개였다. 김진영의 패스를 받은 강아정은 2쿼터에만 3점포 3개를 성공시켰다.

이렇게 접전 흐름이 됐고, 선수층이 두터운 BNK는 후반 수월하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역전이 되고 부담이 덜해지자 안혜지, 진 안, 이소희 등이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자신있는 농구를 했다. 상대 하나원큐는 신지현과 양인영의 체력이 떨어지자 급격하게 무너졌다.

3점슛 4개 16득점의 강아정, 22득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의 진 안, 3점슛 5개 15득점 9어시스트의 안혜지 등 주축 선수들 모두 훌륭한 경기를 했다. 하지만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 선수는 김진영이었다. 최종 기록 16득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 3쿼터 종료 후 이미 득점, 리바운드는 두자릿수 기록을 채웠고 어시스트도 8개였다. 4쿼터 어시스트 2개만 더하면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실패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 됐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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