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챔프전 방불케 한 KGC-SK 명승부, 숨은 지배자는 문성곤이었다

김용 기자

입력 2021-11-07 16:59

챔프전 방불케 한 KGC-SK 명승부, 숨은 지배자는 문성곤이었다


[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문성곤은 왜 가치있는 선수인가가 증명된 경기.



안양 KGC가 대어를 잡았다.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명승부 끝에 선두 서울 SK를 물리쳤다. 그 숨은 주역은 문성곤이었다.

KGC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SK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79대77 신승을 거뒀다. KGC는 5연승으로 잘나가던 SK의 연승 행진을 저지했고, 자신들은 하루 전 서울 삼성전 승리에 이어 연승을 달렸다.

여러 변수가 지배한 경기였다. SK는 연승중이었고, 이번 시즌 홈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KGC는 백투백 일정이라 체력 소모가 심했다. 삼성전에서 주전 선수들이 너무 많이 뛰었다. 단순히 봐서는 SK가 우세한 경기였다.

하지만 KGC는 1라운드 SK에 패배를 안긴 두 팀 중 하나였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과 저력이 있었다.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백업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해 상대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김승기 감독의 용병술로 재미를 봤었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두 팀은 마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듯 뜨거운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KGC의 변칙 라인업에 SK가 당황했다. KGC는 적절하게 주전 선수들의 휴식을 부여하며 경기를 앞서나갔다.

SK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쿼터 트레이드마크인 빠른 속공이 연달아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3쿼터 종료 후 스코어 60-50 SK의 리드. 4쿼터 양팀의 진검승부였다. 양팀 베스트5가 총출동해 벌이는 10분간의 대혈투였다. KGC가 분위기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오마리 스펠맨이 있었다. 스펠맨은 3점슛 3개 포함, 4쿼터에만 혼자 10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스펠맨이 이렇게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문성곤의 역할을 중요했다. 문성곤은 엄청난 에너지로 수비와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팀에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는 선수. 이날도 그랬다. 종료 3분20초 전 접전 상황에서 사이드라인 광고판쪽으로 몸을 던지며 상대 안영준의 터치아웃을 유도해냈다. 직전 스펠맨이 돌파를 하다 엔드라인을 밟는 어이없는 실수로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에서 나온 최고의 허슬플레이였다.

이 뿐 아니었다. 문성곤은 이어진 상황에서도 천금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승부가 결정된 종료 36.5초 전 점수차를 3점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리버스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스펠맨의 3점슛이 짧아 림에도 맞지 않았는데, 그 공을 향해 끝까지 달려든 문성곤의 투지가 만들어낸 천금의 득점이었다.

문성곤은 이날 4쿼터 허슬플레이 뿐 아니라, 3점슛도 4개를 성공시키는 등 공격에서도 14득점하며 뜨거운 감각을 과시했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