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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경기' 한방으로 새로운 농구 인생이...정성우-김지완 반전 드라마

김용 기자

입력 2021-11-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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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경기' 한방으로 새로운 농구 인생이...정성우-김지완 반전 드라마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것이 '인생경기' 효과!



최근 남자프로농구(KBL)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를 꼽으라면 이 두 사람이 떠오른다. 부산 KT 정성우와 전주 KCC 김지완이다.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KBL에서 새로운 신데렐라들이 탄생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가드다. 정성우는 강력한 수비가 전문이라면, 김지완은 공격력이 돋보이는 선수. 하지만 그동안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선형(SK) 허 훈(KT) 김시래(삼성) 등 완성형 가드들과 비교하면 2%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강점을 어필하며 감독들의 부름을 받았다. 신인왕 출신 정성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정든 창원 LG를 떠나 KT에 합류했다. 김지완도 지난 시즌 전 똑같이 FA로 인천 전자랜드에서 KCC로 이적했다. 그동안 정체됐던 자신들의 농구를 바꿔보기 위한 새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대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성우는 허 훈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KT 앞선을 완벽하게 지휘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3점슛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공-수 겸장 가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지완은 KCC 전창진 감독을 그야말로 먹여 살리고 있다. 1라운드 울산 현대 모비스전에서 4쿼터, 1차 연장, 2차 연장 마지막 순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하며 1점차 신승을 이끌더니 2일 열린 LG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종료 2초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지완 역시 주전인 정창영, 송교창이 빠지자 출전 시간이 늘어난 케이스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생경기'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스포츠계에서는 선수가 그동안 보여주지 못하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경우 '인생경기'라는 표현을 쓴다. 정성우는 친정 LG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3점슛 7개 포함, 29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허 훈 부상에 대한 얘기가 쏙 들어갔다.

김지완은 위에서 언급했던 현대모비스전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김지완은 그 경기에서 혼자 31득점을 했다.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인 22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 감독은 LG전 1점차 뒤진 마지막 공격에서 에이스 이정현이 아닌 김지완 공격 옵션을 선택했다. 그만큼 그의 기량과 최근 페이스를 믿은 것이다. 그리고 김지완은 그 믿음에 화답했다.

그리고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현장 지도자들은 선수가 '인생경기'를 펼치면, 그 다음부터 코트를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여유가 생기니 조급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슛을 던질 때도 실패해도 다음에 넣으면 된다는 자신감에 오히려 성공률이 올라간다. 그 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기량, 기술에 대한 의문에 움츠러들었다면, 그게 통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닫는 순간부터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정성우는 "LG전 후부터 슛을 던지고 코트에서 플레이 하는데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도 그 경기를 다시 돌려보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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