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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없는 첫 시즌 복기한 '만수' 감독 "나도 처음에 헷갈리더라"

김용 기자

입력 2021-04-27 11:37

양동근 없는 첫 시즌 복기한 '만수' 감독 "나도 처음에 헷갈리더라"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나도 헷갈렸다."



'만수' 감독도 아직 어려운 게 농구인가보다.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팀의 기둥 없이 치른 한 시즌을 돌이켰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현대모비스는 26일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0대86으로 패배, 시즌을 마감했다. KGC가 시즌 막판 데려온 복덩이 제러드 설린저를 막지 못하며 1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시리즈 완패를 하고 말았다. 이번 시리즈 전부터 "설린저는 반칙"이라며 농담 섞인 경계를 했던 유 감독인데, 패배 후 "정말 잘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우승을 밥먹 듯이 하던 유 감독이기에, 챔피언결정진 진출이 아쉬울 수 있지만 사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절대 실패가 아니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의 상징과도 같던 양동근과의 이별을 선택했다. 2004년부터 17년 동안 유 감독을 지켜준 기둥이었다. 양동근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끄는 야전사령관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건 유 감독에게도 어려운 숙제였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외국인 MVP 숀 롱이 있었고,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유 감독의 톱니바퀴 농구에 잘 녹아들었다. 구단은 양동근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서 장재석, 김민구, 기승호, 이현민 등을 영입했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개막 전 유 감독이 "6강이 목표"라고 했었기에 충분히 좋은 성과다.

유 감독은 한 시즌을 돌이키며 "여러 팀에서 모인 선수들로 치른 첫 시즌 치고는 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 시작 때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무슨 실수였을까. 유 감독은 "베스트5를 못정했다. 벤치를 봤을 때 이렇게 많은 선수가 있어본 적이 없었다. 나도 헷갈리더라. 나 때문에 팀이 어려웠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양동근과 함지훈을 축으로 확고한 주전이 있었지만, 함지훈도 장재석과 경쟁을 해야하는 처지가 된 상황에서 유 감독 눈에는 누구 하나 확실하게 보이는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유 감독은 "1라운드를 끝내고 자리가 잡혔다. 슈터 김국찬이 초반 들쭉날쭉 했는데, 아예 한 자리에 박아놓고 기회를 주니 잘했다. 그런데 다쳤다. 김국찬의 부상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김국찬은 지난해 11월8일 전주 KCC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무릎 십자인대 파열 중상을 당했다. 지금도 재활중이다.

유 감독은 다음 시즌 구상에 대해 "이제 시즌이 끝났다.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한다. 김국찬의 무릎 상태를 봐야 한다. 회복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국찬은 대학 시절 다친 무릎을 다시 다쳐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선수 영입 등을 타진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서명진, 이우석 등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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