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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Beat LA! '눈 야구' 자랑한 이정후, 오타니는 둘째고 에이스들에 본때 보여줄 차례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4-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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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Beat LA! '눈 야구' 자랑한 이정후, 오타니는 둘째고 에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8회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와 포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이정후는 1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로 4경기 연속 히트에는 실패했지만, 볼넷 3개를 얻어내며 뛰어난 선구안을 발휘했다. 방망이가 아닌 눈 야구로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마이클 킹을 상대로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바깥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80.5마일 스위퍼를 볼로 걸러내며 첫 메이저리그 데뷔 첫 볼넷을 기록했다.

킹은 이정후의 맞히는 능력을 의식했는지 1~3구를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몸쪽, 바깥쪽, 낮은 코스로 벗어나는 볼을 연속 던져 스리볼에 몰린 뒤 4구째 90.8마일 싱커를 한복판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킹은 이정후와의 3회 두 번째 대결에서도 정면 승부를 꺼렸다. 샌프란시스코가 1,2회 9점을 내줘 승부가 샌디에이고로 넘어간 상황. 하지만 킹은 이정후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초구 78마일 스위퍼가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듯했지만, 에드윈 모스코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2구째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한참 벗어났고, 3구와 4구 모두 바깥쪽 볼이 됐다.

4회초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걸어나갔다. 이번에는 모처럼 정면 승부가 이뤄졌다. 초구 바깥쪽 볼을 던진 킹은 2구째 92.6마일 직구를 바깥쪽 스트라이크로 꽂은데 이어 3구 85.1마일 체인지업을 한가운데로 던졌다. 이정후가 놓치지 않고 휘둘렀지만, 빗맞은 파울이 됐다.

이어 4구째 높은 직구와 5구째 몸쪽 직구를 연속 파울로 걷어내자 킹은 또다시 당황했다. 6구째 슬라이더가 원바운드로 들어가는 볼이 되면서 페이스가 이정후로 넘어왔다. 7,8구 체인지업이 연속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볼이 됐다.

6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8회 좌완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81.4마일 한복판 스위퍼를 힘껏 잡아당겼지만, 우익수 뒤쪽에서 잡히는 뜬공이 됐다. 이 타구는 350피트를 날았다. 타구 속도가 92.2마일로 하드 히트는 아니었다. 제대로 맞았다면 더 멀리 날아가 장타가 될 수도 있었다.

이날도 전반적으로 이정후다운 타격을 했다. 특히 데뷔 후 4경기 만에 볼넷을 처음으로 얻어낸 것은 큰 소득이다. 타율은 0.286으로 떨어졌지만, 출루율이 0.368로 올랐다. 리드오프 이정후가 확실하게 각인된 경기다.

이번 개막 4연전서 타율 14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3볼넷, 2삼진, OPS 0.868을 마크했다. 순조로운 출발이다. KBO 시절 기량이 통할 것인가 반신반의했던 현지 매체들에 6년 1억1300만달러를 받은 이유를 어느 정도 입증해줬다.

이제 다음 상대는 LA 다저스다. 샌프란시스코는 2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내셔널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다저스와 원정 3연전을 펼친다. 샌디에이고와의 2승2패는 원정팀 샌프란시스코로서는 크게 만족할 수는 없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다저스는 차원이 다른 팀이다. 가공할 타선에 투수들도 만만치 않다. 이날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0-4로 뒤지고 있다 경기 후반 타선이 뒷심을 발휘해 5대4로 역전승했다.

그 출발점이 오타니 쇼헤이였다. 오타니가 6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우측 그라운드룰 2루타를 터뜨리며 역전 드라마의 물꼬를 텄다. 다저스는 2-4로 뒤진 8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 맥스 먼시의 투런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물론 이정후가 상대하는 건 오타니를 비롯한 타자들이 아닌 투수들이다. 다저스의 3연전 선발투수는 제임스 팩스턴, 타일러 글래스노, 바비 밀러 순이다. 팩스턴은 지난 겨울 1년 7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입단한 베테랑 좌완이다. 90마일대 중후반의 직구와 주무기로 너클커브를 갖고 있다. 까다롭다.

글래스노는 지난해 12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려온 1선발이다. 시즌 시작이 좋다. 개막전을 포함해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4안타 5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 1승에 평균자책점 2.45. 90마일대 후반의 직구를 절반 정도 던지는데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종 가치(Run Value)가 상위 6% 안에 든다.

밀러는 다저스에서 사실상의 에이스로 통한다. 지난달 30일 시즌 첫 등판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6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을 11개나 잡아냈다. 최고 100.3마일 직구가 주무기지만,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도 잘 던진다. 이정후가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 있는 영건이다. 이정후는 아직 100마일 투수를 만나지 않았다. 강속구 투수라봐야 지난달 31일 만나 자신에게 최고 96.9마일을 던진 딜런 시즈 정도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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