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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돌직구 쾅쾅! 심지어 군필이라고? 어디서 이런 필승조가 굴러왔지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4-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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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돌직구 쾅쾅! 심지어 군필이라고? 어디서 이런 필승조가 굴러왔…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의 시범경기, SSG 조병현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1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디서 이런 '복덩이' 필승조가 굴러들어왔을까.



SSG 랜더스 불펜에 나타난 구원자. 우완 투수 조병현이 개막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SSG 불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투수가 바로 조병현이다.

1일까지 4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시작은 추격조였다. 지난 3월 26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SSG가 0-6으로 크게 지고 있는 상황. 8회초 최민준이 노시환에게 쐐기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점수 차가 완전히 기울자, SSG 벤치는 투수 조병현을 기용했다.

개막 후 첫 등판이었다. 지고있는 상황이었지만 조병현은 한화의 핵심 타자들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안치홍과 하주석을 상대로 결정구로 포크볼을 선택해 연속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고, 9회초에도 2아웃을 잘 잡고 최재훈에게 던진 148km 직구가 빠지면서 볼넷을 내줬지만 김강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김강민이 한화 이적 후 인천 구장 첫 출전 타석이 극적으로 성사된 바로 그 장면이었다. 김강민조차 "공이 정말 좋다"며 칭찬한 투수가 바로 조병현이었다.

시즌 첫 등판을 1⅔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낸 조병현은 이튿날 한화전에 다시 나와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1-2로 지고 있던 상황. 먼저 등판한 한두솔이 7회초 사4구에 실책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조병현이 구원 등판했다.

조병현은 첫 타자로 감 좋은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상대해 우익수 방면 플라이 타구를 유도해내는데 성공했다. 선행 주자 1명을 들여보냈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다. 그리고 언제든 장타를 칠 수 있는 중심 타자 채은성, 노시환을 각각 외야 뜬공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사 만루를 1점으로 막아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조병현의 팀내 입지가 달라졌다.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시리즈에서는 필승조로 이기는 상황에 등판했다. 3월 29일 6-4로 앞선 8회말 강민호-오재일-김동진을 땅볼-삼진-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튿날 경기에서도 3점 차 리드 상황에서 8회말 등판했다. 첫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안주형과의 승부에서 연속 커트를 당하다가 마지막 직구가 볼이 되면서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현준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김지찬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조병현은 구자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1루를 채웠다. 데이비드 맥키넌과의 승부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맥키넌에게 1b2s에서 4구째 바깥쪽 아주 낮은 코스로 절묘하게 걸쳐서 들어가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맥키너는 선채로 삼진을 당했다. 예리한 제구력이 상대 타자 허를 찔렀다. 그리고 오재일까지 뜬공 처리하며 더이상의 실점 없이 팀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다.

현재 직구 최고 구속 151km까지 마크하면서 강속구 불펜 투수로 존재감이 뚜렷해졌다. 이번이 첫 1군 데뷔는 아니다. 세광고 출신으로 2021년 입단한 조병현은 2021시즌 1군에서 3경기에 등판했지만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고 곧장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상무에서 체격적으로나 구위 완성도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상무에서 마무리로 뛰면서 17세이브-4홀드를 기록한 그는 작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와 아시아야구선수권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에서도 눈여겨 보는 차기 유망주 투수다.

노경은,고효준의 출전 비중을 줄여야 하고, 마무리 서진용이 수술 이후 아직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에서 조병현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 같다. 이숭용 감독도 "노경은, 고효준의 등판을 최소화하는게 좋은데 조병현이 올라와서 이로운과 한두솔이 더 자극을 받을 것 같다. 조병현은 필승조를 맡아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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