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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에 항복한 벨린저 '불똥' 튈라, 사이영상 스넬 전전긍긍...NYY 6년 1998억 제안 수용?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2-26 09:30

수정 2024-02-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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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에 항복한 벨린저 '불똥' 튈라, 사이영상 스넬 전전긍긍...NYY …
FA 야수 최대어로 꼽히던 코디 벨린저가 시카고 컵스에 잔류했다. 조건은 3년 8000만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물꼬가 터지기는 했지만, 대박을 터뜨리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보라스 고객들' 얘기다.



FA 코디 벨린저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3년 8000만달러의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와 재계약했다. 벨린저는 이번 FA 시장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빼고 최대어로 각광받던 슈퍼스타다. 2019년 LA 다저스에서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던 그는 이후 어깨 부상으로 깊은 부진을 겪다 지난해 컵스로 옮겨 부활에 성공했다.

무릎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했음에도 타율 0.307(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홈런, 95득점, 20도루, OPS 0.881을 마크하며 2019년 포스를 되찾았다.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지난해 9월 ESPN 인터뷰에서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에게 내가 강조한 게 있다. 3년 동안 OPS가 0.80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0.900~1.000을 유지하면서 신인왕과 MVP에 올랐던 선수의 OPS가 갑자기 0.550~0.650으로 떨어졌다면, 그건 분명 기량 문제가 아니다"며 "코디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힘이 떨어졌을 뿐이다. 건강한 코디는 5툴 MVP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부상이 없다면 최소 2억달러는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USA투데이는 '보라스가 벨린저에 2억달러 이상의 FA 계약을 구해주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벨린저를 놓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등이 유력 행선지로 거론됐다. 하지만 양키스는 12월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일찌감치 발을 뺐고, 토론토도 12월 말 케빈 키어마이어와 1년 1050만달러에 재계약하며 창구를 닫았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호르헤 솔레어와 3년 4200만달러에 계약하며 등을 돌렸다.

사실상 컵스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라스가 고집을 부리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기다리면 가격은 내려간다'는 시장의 정설이 딱 들어맞은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벨린저의 '높은 평균 연봉(AAV)-짧은 기간' 계약은 다른 보라스 고객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26일 '벨린저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다음 차례는 누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벨린저는 계약 첫 두 시즌 각 30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짧은 기간의 계약에 동의했다. 2025년 후 옵트아웃을 포기하면 2026년 연봉은 2000만달러'라고 전한 뒤 '이 계약이 보라스의 다른 고객들에게도 같은 방식의 계약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적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이다. 스넬은 작년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80이닝을 던져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 234탈삼진을 마크하며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18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최고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처럼 명문 구단들이 스넬에게 대거 달려드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넬은 1992년 12월 생으로 올해가 31세 시즌이다.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어려운 다른 이유는 부상 경력과 '이닝 이터'와는 거리가 먼 '약골' 이미지 때문이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스넬은 사이영상을 수상한 두 시즌을 제외하면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 또한 통산 191번의 선발 경기 중 완투도 없다. 게다가 지난해는 전체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9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보라스가 아무리 '포장술'에 능해도 한층 날카로워진 구단들의 시선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MLB.com은 '스넬은 양키스로부터 정식 오퍼를 받았고, LA 에인절스가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지만 대박을 터뜨릴 만한 강력한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고 있다'며 '스넬이 평균 연봉이 높고 해마다 옵트아웃 권리를 설정해 언제든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집어넣은 벨린저와 비슷한 계약에 합의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이는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 조던 몽고메리도 마찬가지다. 몽고메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식 오퍼를 받았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보스턴 역시 시장을 주시하며 몽고메리의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스넬과 몽고메리의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ESPN은 6년 1억5000만달러-5년 1억600만달러, MLBTR은 7년 2억달러-6년 1억5000만달러, 디 애슬레틱은 5년 1억3500만달러-5년 1억500만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달 28일 '스넬은 지금까지 딱 하나의 오퍼를 받았다. 양키스가 6년 1억5000만달러(약 1998억원)를 제시했다. 그런데 스넬은 9년 2억7000만달러(약 3596억원)를 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무려 1억2000만달러(약 1600억원) 차이였다.

즉 스넬은 AAV를 양키스가 제시한 2500만달러보다 높은 3000만달러 정도로 3~4년짜리 계약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옵트아웃 권리를 주면 보라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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