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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마디 비명→첫 홈런폭 작렬, '타자 오타니'는 살아있었다...파울타구 맞자 정적 감돈 캠프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2-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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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마디 비명→첫 홈런폭 작렬, '타자 오타니'는 살아있었다...파울타구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0일(한국시각) 첫 라이브 배팅 도중 블레이크 트라이넨의 공을 친 게 파울이 돼 발을 강타하자 이후 타석에 들어가 발을 들어올리며 상태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타자 오타니'는 살아 있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처음 실시한 라이브 배팅서 홈런포를 뿜어내며 개막전 출전 가능성을 한껏 드높였다.

오타니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진행된 라이브 배팅에 첫 참가해 세 차례 타석에 들어가 마지막 순서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가 던진 5개의 공을 스윙하지 않고 흘려 보내기만 했다. 아무래도 실전에 준하는 공을 상대하는 건 수술 후 처음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감각을 되살린다는 차원이었다. 무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타석에서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마운드에는 우완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올랐다. 오타니가 초구에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그런데 타구가 오타니의 오른 발을 강타했다.

오타니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자 순간 캠프 전체에 정적이 감돌았다. 동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 모두 오타니의 반응을 살폈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7억달러에 계약한 선수가 첫 캠프에서 다친다는 건 다저스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오타니가 금세 타석에 들어서자 안도의 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트라이넨은 오타니를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다. 우완 JP 파이어라이젠을 상대로 5구째 포심 패스트볼이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오타니는 가볍게 배트를 휘둘러 중심에 맞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를 지켜본 동료들과 스태프가 일제히 감타사를 쏟아냈다.

당초 오타니는 지난 17일과 19일 라이브 배팅에 연속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17일에는 배팅 케이지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19일에는 스윙 연습없이 스트레칭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타니의 훈련 스케줄은 본인의 결정으로 짜여진다. 이에 대해 LA 타임스는 19일 보도에서 '파격적인 자율성이 부여됐다'고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전날 인터뷰에서 "수일 내로 라이브 배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일찍 나설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현지 취재진도 오타니가 라이브 배팅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일제히 그라운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홈런을 내준 파이어라이젠은 "오늘 재밌는 투구였다. 그가 타석에 들어가 건강한 몸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걸 보니 기뻤다. 분명히 나한테 홈런을 빼앗았다. 좋은 타격이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첫 라이브 배팅 후 따로 소감을 밝히지는 않았다. MLB.com은 '오타니가 라이브 배팅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그가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인 서울 시리즈 참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홈런을 친 오타니에 대해 "앞으로의 일에 관해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매일 나아지고 있다. 그가 언젠가는 경기에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LB.com은 '오타니는 이번 주 2번 더 라이브 배팅에 나서지만, 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러나 그건 전적으로 오타니가 어떤 컨디션을 갖고 있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출전할 수도 있다는 얘기.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뛸 수 있을 때가 돼야 내가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5개월 째 재활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지난 13일 수술 후 처음으로 베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실시한 그는 15일과 17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세 차례 배팅 훈련에서 총 77개의 타구를 쳐 그 가운데 33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로버츠 감독은 앞서 지난 17일 "오타니는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한다"면서 "그가 캑터스리그에 언제 출전할 지 묻는다면 아직 답을 하기 어렵지만, 지금 그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고 몸 상태도 좋다. 당초 스케줄보다 앞서 나가는 건 분명하다"고 했었다.

오타니는 오는 3월 20~21일 서울시리즈에 맞춰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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