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이승엽이 말을 더듬었다. "류현진이 진짜 와요?" 한화도 인정한 복귀설. 미국발 핵폭탄이 떨어졌다 [인천공항스케치]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후 일시 귀국했다. 이승엽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19/

두산 구단은 19일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인천공항에 내린 이승엽 감독은 무려 10시간의 비행기 여행을 소화한 뒤였다.

그 시간 동안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복귀설은 이승엽 감독의 얼굴에 순간 미소를 사라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뿐이랴, 입을 딱 벌린 채 잠시 말까지 잇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류현진 같은 선수가 돌아오는 건 야구팬들에게 정말 반가운 일이다. 경쟁팀 선수긴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환영한다. 우리 야구에 분명 도움이 될 거다. 축하할 일"이라고 운을 뗐다.

'슈퍼스타 이승엽'다운 얘기였다. 이내 '두산 감독 이승엽'으로 돌아온 그는 사뭇 진지해졌다. 류현진과 이승엽 감독이 선수로서 같은 리그에서 뛴 건 2012년 1년 뿐이다.

"팀으로 봤을 때는…좀더 생각을 해야겠다. 류현진 복귀는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 준비해야한다. 전력분석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될지도 모르겠다."

이승엽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일본에서 8년간 활약한 뒤 KBO리그로 복귀했었다. 그는 "방학 끝나고 학교 가는 기분이라고 보면 된다. 고향이라서 너무 좋고, 경기를 뛰는게 즐겁다. 난 돌아와서 뛴 6년간이 그전 야구 잘할 때보다 더 행복했다. 아마 류현진도 그런 마음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좀처럼 믿을 수 없었던 걸까. 취재진에게 재차 확인했다. '자기 짐을 한국으로 이미 보냈다고 한다'는 말에 고개를 내저은 뒤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한화가 갑자기 너무 세졌다. 메이저리그 가지 왜, 안 그래도 세졌는데…팬들은 류현진을 기다리겠지만, 우린 아니다."

인천공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