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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메츠 선수로 남고 싶다", 알론소도 연장계약 압박...결국 보라스의 뜻대로 FA 선언?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2-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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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메츠 선수로 남고 싶다", 알론소도 연장계약 압박...결국 보라스…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는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내셔널리그(NL) MVP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평생을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구단에 연장계약을 요청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아쿠냐 주니어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캠프에서 현지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내가 영원히 브레이브스 선수로 남고 싶다는 걸 다들 아실거다. 난 영원히 이곳에 머물고 싶고, 곧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쿠냐는 2019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8년 1억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11경기에서 타율 0.293, 26홈런, 64타점, 16도루, OPS 0.917을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 직후였다.

지금은 일반적인 현상이 됐지만, 풀타임도 아니고 겨우 한 시즌을 마친 선수와 1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단행한 애틀랜타의 당시 행보는 큰 화제를 모았다. 이 계약은 2026년 종료되지만, 애틀랜타가 2027년과 2028년, 2년 동안 각각 17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갖고 있어 실제 계약은 5년이 남았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같은 NL 동부지구 뉴욕 메츠 간판타자 피트 알론소가 아쿠냐 주니어와 마찬가지로 현 소속팀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장계약 이슈를 들고 나왔다.

알론소는 18일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마련된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에서 가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난 메츠 선수로 영원히 남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뉴욕을 사랑한다.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 특별한 곳이다. 메츠 선수로 은퇴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해왔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즐겁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I can't predict the future)"고 밝혔다.

알론소가 연장계약에 관한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사장이 최근 "FA가 알론소에게 가장 확실한 미래이지 않을까 한다. 새 에이전트를 맞지 않았나"라고 밝힌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알론소가 이같은 입장을 드러낸 것은 결국 FA 시장에 나가기 전 장기계약으로 묶을 생각이 있는지 구단에 질문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알론소는 이번 겨울 에이전트를 스캇 보라스로 교체했다. FA 시즌을 앞두고 슈퍼 에이전트를 채용한 것은 결국 올해 말 시장에 나갈 공산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알론소는 에이전트를 바꾼 이유에 대해 "스캇과 메츠는 내 자신과 가족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장계약 문제를 구단에 직접 얘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결국 보라스를 앞세워 거액의 연장계약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그는 2019년 데뷔해 역대 신인 최다인 53홈런을 터뜨리며 NL 신인왕에 올랐다. 이어 단축 시즌인 2020년 16홈런을 날렸고, 2021년 37홈런, 2022년 40홈런, 지난해 46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타자의 입지를 굳건히 이어나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타율 0.217로 커리어 로를 찍었지만, 118타점, 장타율 0.504로 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산 타율 0.251, 192홈런, 498타점, OPS 0.870을 마크 중이다.

알론소는 "FA가 된다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은 FA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클럽하우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데 집중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메츠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부자 구단주인 스티브 코헨이 경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은 지금 신중함을 유지하고 알론소가 FA 시장에 나가게 해서 재계약 결정을 내리면 다른 구단들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함으로써 위험 요소를 줄이려 한다'며 '이것은 2년 전 오프시즌서 브랜든 니모와 재계약할 때 사용했던 각본'이라고 전했다.

즉 지금 무리하게 연장계약을 하기보다 시즌 후 팀 전력 상황에 따라 FA가 된 알론소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니모는 2022년 12월 메츠와 8년 1억6200만달러에 FA 재계약했다.

코헨 구단주는 지난해 8월 알론소에 대해 "그가 메츠 선수라는 게 너무 좋다. 중심적인 선수다. 앞으로 1년 더 그를 데리고 있을 수 있다. (재계약)이슈가 잘 풀리기를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나타냈다.

하지만 메츠는 연장계약에 인색한 구단으로 유명하다. 코헨은 2022년 3월 당시 에이스였던 제이콥 디그롬과의 연장계약 문제에 대해 "시즌이 끝나고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혀 그해 말 디그롬이 옵트아웃을 행사해 팀을 떠나게 되는 구실을 만들어 준 적이 있다. 디그롬이 팔 부상에서 재활 중이었기 때문에 구단주로서 당연한 입장을 낸 것이지만, 디그롬은 그 직후 "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것"이라며 맞섰다. 결국 디그롬은 FA 시장에서 5년 1억8500만달러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메츠는 디그롬을 잡을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알론소 역시 연장계약 희망을 나타냈지만, 메츠 구단이 당장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구나 에이전트가 FA 시장을 선호하는 보라스이지 않은가. 알론소의 올해 연봉은 2050만달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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