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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부재 캠프' 초유의 위기 극복! 이래서 우승후보다...무너지지 않은 KIA의 숨은 힘은[SC초점]

박상경 기자

입력 2024-02-18 10:14

수정 2024-02-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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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부재 캠프' 초유의 위기 극복! 이래서 우승후보다...무너지지 …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BO리그 초유의 '스프링캠프 사령탑 부재' 상황에 놓였던 KIA 타이거즈의 위기가 일단락 됐다.



이범호 타격 코치의 감독 승격에 이어 홍세완 코치가 타격 파트를 맡고, 진갑용 수석코치가 유임됐다. 오는 20일 훈련을 끝으로 호주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무리하는 KIA는 23일부터 시작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앞두고 코칭스태프 중심을 잡는데 성공했다.

KIA가 외부 인사 영입 대신 이 감독 승격을 결정하자, 변화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막내 코치였던 이 감독의 승격이 서열 정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전임 감독 체제부터 수석코치직을 맡아온 진 수석코치가 연배상 이 감독보다 위인데다, 같은 야수 파트 코치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직 이동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 감독이 타격 코치 출신인 만큼, 현장 운영에 도움을 줄 투수 파트 출신 코치의 승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감독이 승격되면서 한 자리가 빈 타격 파트 역시 홍 코치 외에 한 명의 코치가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IA는 이번에도 내부에서 답을 찾았다. 진 수석코치와 홍 코치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외부 인사 영입 없이 시즌을 준비하도록 했다.

이 감독이 코치 생활 기간 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독으로서의 현장 지휘 경험은 전무한 상태. 수석코치로 전임 감독을 보좌하면서 쌓은 경험이 이 감독의 현장 지휘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수석코치가 전임 감독 해임 이후 1차 캠프에서 대행직을 맡아 각 파트 코칭스태프를 잘 아우르면서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 갔던 부분도 고려됐다. 타격 파트는 이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홍 코치가 홀로 이끌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엔 캠프 출발 전 진행한 전략세미나도 한 몫을 했다.

대표이사와 단장이 배석한 가운데 1군, 퓨처스(2군) 코칭스태프 전원이 참석해 열린 전략세미나. 시즌 전 코칭스태프가 모여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통과의례지만, 파트별 리뷰와 현황, 중장기 방향성 등 구체적인 발표와 지적을 갖는 시간은 드문 게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육성 및 해외 선수 수급 파트, 데이터 강화에 초점을 맞춰온 심재학 단장은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고, 비시즌 기간 코칭스태프에겐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각 파트별 코치가 모두 모여 세부 자료를 공유하면서 힘이 하나로 모였다. 이런 준비 작업은 이번 1차 캠프 상당 기간 사령탑 부재 속에서도 KIA가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 훈련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이미 공유된 파트별 목표치와 포지션, 로테이션 계획에 맞춰 훈련이 진행됐다. 사령탑 부재로 혼란을 예상했던 선수들 역시 지장 없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심 단장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컸다. 감독 선임 작업 중 철통보안을 유지하면서 설 연휴까지 반납한 채 최대한 빠른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했다. 감독 선임 직후엔 호주로 날아가 곧바로 코칭스태프와 만나 안정을 도모했고, 이 감독과 논의를 거쳐 진 수석코치와 홍 코치 체제를 이어가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캠프 출발 전부터 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진 수석코치에겐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던져 버팀목이자 선수단 전체의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했다.

KBO리그 어느 팀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 표류할 것이란 예상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흔들림 없는 내부 결속력과 힘을 증명한 KIA다. 보이지 않는 노력과 치열한 고민, 올 시즌 성공만을 바라보며 뛴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다. 전력 면에서 우승 후보로 평가 받는 KIA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왜 정상권으로 분류되는 팀인지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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