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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들 김하성을 'FA 유격수 1위'로 지목, 2억달러 '꿈' 아니다..SD에 몹시 부담스러운 연장계약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2-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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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들 김하성을 'FA 유격수 1위'로 지목, 2억달러 '꿈' 아니다…
김하성이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훈련 도중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OX스포츠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매긴 2024~2025년 FA 타자 랭킹 '톱10'을 보자.



1위는 모두가 예상하듯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차지했다. 그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역사상 두 번째로 5억달러 이상의 메가톤급 계약을 노리고 있다. 여전히 25세인 그는 평균연봉 4000만달러에 15년 계약을 할 경우 총액 6억달러를 받는다. 만약 '지급 유예(deferrals)' 조항이 없다면 현가(現價)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몸값을 넘어설 수도 있다. 오타니는 스포츠 역사상 단일계약 기준 최고액인 10년 7억달러에 계약했지만, 지급 유예가 6억8000만달러나 돼 현가는 4억6000만달러로 줄어든다.

FOX스포츠는 '양키스는 소토와 장기계약을 하는 게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최고액이 적힌 수표를 내밀어야 소토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토에 이어 1루수 피트 알론소(메츠),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1루수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양키스),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애리조나),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다저스), 외야수 앤서니 샌탠더(볼티모어),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샌프란시스코) 순으로 2~10위에 올랐다.

그런데 여기에 김하성(샌디에이고)은 포함되지 않았다. 옵션이 걸린 선수는 제외한 것인데, 김하성은 내년 구단과 상호옵션이 걸려 있다. 그러나 김하성은 이를 포기할 확률이 100%에 가깝다. 올해가 사실상 FA 시즌이라는 얘기다. 김하성을 '톱10'에 꼽았다면 상위 5위 진입이 가능하다.

다른 매체 CBS스포츠가 지난달 19일 내놓은 다음 오프시즌 투수를 포함한 전체 FA 랭킹을 보면 김하성은 6위다. 소토, 브레그먼, 선발투수 코빈 번스(볼티모어), 선발투수 잭 휠러(필라델피아), 2루수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그의 앞에 놓였다. 김하성이 타자로는 4위, 유격수로는 1위다.

CBS스포츠는 'AJ 프렐러 단장은 이번 봄 김하성과 연장계약을 시도할 것인데, 그는 원하는 것은 항상 얻는 경향이 있다. 김하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계약을 예상한다'고 했다. 즉,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연장계약으로 묶어 FA를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김하성의 몸값이 관건이 된다. 디 애슬레틱 통계 전문 데니스 린 기자는 지난달 11일 '샌디에이고는 올해를 포함해 7년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를 보장해줘야 김하성을 장기간 묶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 다른 매체 블리처리포트(BR)도 지난 8일 같은 주제로 랭킹을 매겨 김하성을 전체 8위, 2루수/유격수 중 1위에 올려놓았다. BR은 '최근 2년 연속 bWAR 5.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하성을 포함해 11명 뿐이다. 최근 2년간 타율 0.256은 요즘 시대와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리 나쁜 수치는 아니다. 여기에 28홈런과 50도루도 마크했다'면서 '종합하면 베이스가 커지고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는 바뀐 규정을 봐도 김하성은 괜찮은 선수다. 9자릿수 계약(1억달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김하성은 지난 시즌 주포지션이 2루수였다. 간혹 유격수와 3루수도 봤기 때문에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이다. CBS스포츠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분류했고, BR은 2루수 겸 유격수로 간주했다. 두 매체의 FA 랭킹은 김하성의 올시즌 보직이 유격수로 확정된 17일 이전에 나온 것이다.

김하성이 유격수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해 12월에 제기됐다. 샌디에이고는 2024년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2루수로 옮기고 김하성을 유격수에 갖다 놓는 게 공수 전력을 극대하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날 보가츠에게 2루수 전향을 통보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이 앞서 지난해 12월 보가츠를 만나러 아루바로 날아가 운을 띄웠던 것으로 알려졌고, 보가츠는 이날 얘기를 듣고 15초 만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김하성은 KBO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고,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2년 동안 주포지션이 유격수였다.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보면 된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선발 출전 기준으로 유격수로 166경기, 2루수로 118경기, 3루수로 64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자신의 수비 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유격수로 돌아오는 김하성은 이제 올해 한 시즌을 온전하게 마치면 '자유의 몸'을 선택할 수 있다. 타격 실력이라면 2루수보다는 유격수의 가치가 훨씬 높은 게 FA 시장이다.

최근 FA 시장에서 톱클래스 유격수들이 맺은 계약 규모를 보자. 2022년 시즌 후 트레이 터너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1년 3억달러, 보가츠가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8000만달러, 카를로스 코레아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6년 2억달러, 댄스비 스완슨이 시카고 컵스와 7년 1억770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다.

2년 전 FA 시장에서는 코리 시거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3억2500만달러, 하비에르 바에즈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6년 1억4000만달러, 트레버 스토리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6년 1억4000만달러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이들 7명의 평균치는 계약기간 8.14년, 총액 2억2314만달러, 평균 연봉은 2721만달러다.

김하성은 올해 10월이면 만 29세가 된다. 1억달러를 넘어 1억5000만달러, 나아가 2억달러 계약이 꿈만은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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