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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으로서 자랑스러웠다"…신인 246타석 야수→12홀드 '필승조 낙점'. 억대 연봉 성공신화 열었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4-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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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으로서 자랑스러웠다"…신인 246타석 야수→12홀드 '필승조 낙점'…
한화 주현상.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빠의 분야에서 열심히 해왔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거 같네요."



주현상(32)은 지난해 '억대 연봉 클럽'에 가입했다.

2023년 5800만원을 받았던 그는 5200만원 인상된 1억 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5년 2차 7라운드(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당시 포지션은 내야수. 103경기에 나와 246타석에 나섰다.

그러나 이듬해 15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점점 기회가 줄어들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 섰다.

2021년부터 투수로 나서기 시작한 그는 전향 첫 해 2승을 거두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지난해는 투수로 기량이 꽃피기 시작했다. 55경기에 나와 59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필승조로 우뚝 섰다.

주현상은 지난달 23일 한화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으로 넘어갔다. 다른 선수보다 다소 이른 출국. 그만큼 올 시즌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 역시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주현상을 확실한 필승조로 언급하며 활약을 기대했다.

주현상은 "캠프 선발대로 오게 돼 출국 며칠 전에 계약을 했는데 뭔가 가장으로서 뿌듯했다. 아내도 만족해하고, 아이에게도 뭔가 아빠가 아빠의 분야에서 뭔가 열심히 해왔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자랑스럽다. 기분이 정말 좋았고 그만큼 앞으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성적은 주현상 자신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그는 "1점대 평균자책점은 해 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전혀 못해봤다. 심지어 작년 초반에는 7점대, 8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기도 했고,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해서 다시 1군에 복귀할 수 있었고, 끝나고 나니 좋은 성적을 기록해 냈더라.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작년 시즌은 하나의 '이정표' 같은 시즌이 될 것 같다. 작년 시즌을 능가하는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올 시즌 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더 좋을 것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했다.

투수로서 성공은 주현상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했다. 그는 "솔직히 신인 때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두번째 해부터 1군 출장이 크게 줄어들면서 연봉 생각보다는 야구를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었다. 공익근무를 하며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며 "정말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 최소연봉을 받으며 투수로 전향했는데 1군 데뷔 3년만에 연봉 1억원, 평균자책점 1점대라는 좋은 결과를 내게 돼 뿌듯하다. 예전에는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훈련했다면, 이제는 앞만 보고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좋은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공익근무 마치고 투수로 전향한 뒤 서산에서 군제대 선수 신분으로 신인들과 함께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내 나이가 29세였는데, 19세 후배들과 훈련을 하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후배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러닝을 하든 훈련을 하든 상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실제로 그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그 때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한 게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주현상의 연봉 1억원 돌파는 후배에게도 큰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주현상은 "나는 정말 늦은 나이에 투수를 시작했다"라며 "지금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나보다 훨씬 더 많다. 기량도 나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육성군, 퓨처스팀을 모두 겪어봤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금 퓨처스나 육성군에 있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고 패전조, 추격조를 거치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나도 패전조와 추격조를 모두 거치면서 이기는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됐는데 이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꾸준함을 다짐했다. 그는 " 투수로 전향한 후 매년 중간 중간 성적이 좋지 않아 서산을 한 두 차례 꼭 내려갔다 올라왔다. 올 해는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 매년 등판 경기수와 이닝수가 늘고 있어서 그걸 더 늘리고 싶다. 경기수와 이닝수를 늘리려면 서산에 내려가는 일 없이 1군에 풀타임으로 머물러야 하고, 1군 풀타임을 뛰려면 부상도 없어야 하고, 성적도 꾸준해야 한다. 지금 캠프에서 준비 잘해야 아프지 않고 내 스스로 생각한 목표를 넘어설 수 있다. 올해는 신뢰감을 얻어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뛰고 싶고, 특히 팀이 더 많이 이기고, 그 이기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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