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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때'가 언제 올까 기대된다" 24시즌 만의 새 출발, 짐승남을 매년 설레게 했던 '그 순간'은 무엇?[SC인터뷰]

박상경 기자

입력 2024-02-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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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때'가 언제 올까 기대된다" 24시즌 만의 새 출발, 짐승남…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처음 바꿔 보니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



한화 이글스의 호주 멜버른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강민(42).

익숙하지 않은 시즌이다. 매년 같은 팀, 동료들과 함께 시즌을 출발해왔지만, 올해는 모든 게 바뀌었다. "유니폼은 아직 못 입어 봤는데, 입어도 어색할 것 같다"고 말한 김강민은 "모든 게 다 새로운 시즌이다 보니 계속 적응 중이다. 지금은 익숙해지는 시간 아닐까"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환경이 처음 바뀌니 '(팀을 옮기면)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 힘든 건 없다. 오히려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2001년 데뷔한 김강민은 추신수(42·SSG 랜더스)와 함께 KBO리그 야수 최고참.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한화에서의 무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SK 와이번스(현 SSG) 시절 김강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외야수 이명기(37)는 "(김)강민이형과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땐 말도 제대로 못 붙였는데 지금은 농담도 하곤 한다. 어려진 느낌이다. 강민이형이 아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심부름을 나한테만 시키더라(웃음). 숙소도 같은 층이어서 밥 먹으러 갈 때도 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김강민은 "명기가 고생 많이 하고 있다. 아마 명기가 없었으면 (캠프 기간) 방에서 안 나왔을 것"이라고 씩 웃었다. 이어 "선수들 모두 거리감이 들지 않게 잘 해준다. (노)시환이나 (채)은성이가 많은 것을 물어보고 챙겨준다"고 덧붙였다.

'베테랑'이란 타이틀은 프로에게 훈장과 같다. 철저한 자기 관리, 뛰어난 실력으로 오랜 기간 프로 무대에서 생존해왔음을 알리는 징표이기 때문. 그러나 베테랑 스스로에겐 짊어져야 할 무게이기도 하다. 김강민은 "나이를 먹으면 생각은 당연히 많아지는데, 모든 게 조심스러워진다. 주변에서 보는 눈도 많아지고, 팀 내부적으로도 내 행동을 분명 누군가는 똑같이 한다"고 말했다. 또 "몇 년 전부터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상이다. 경기에 나가면 부상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는데, 훈련 땐 움직일 때마다 몸을 만지게 된다"고 털어놓기도.

황혼을 넘어선 나이의 김강민 임에도 팀이 갖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 오랜 프로 생활로 증명된 철저한 자기 관리,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기량을 보여줬던 집중력, 팀을 아우르는 리더십까지. 김강민이 쌓아온 '위닝 멘탈리티'가 하위권을 전전해왔던 한화에 이식되길 바라고 있다.

김강민 역시 궁금증이 큰 시즌인 것은 마찬가지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정적인 때가 딱 한 번 온다. 그게 언제 올까 가장 기대된다"고 운을 뗀 김강민은 "내 나이 쯤 되면 경기장에 나가기 전 '오늘은 이기겠다', '로테이션 상 우리가 유리하다'는 감이 온다. 1주일 6경기 중 4번은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에 표현은 안해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때엔 팀이 항상 갖춰져 있고, '언제까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 팀에선 그런 상황이 정말 좋았는데, 팀이 바뀐 올해는 얼마나 좋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시즌도 쉬운 순간이 없었던 지난 23년.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에 우뚝 서왔던 그는 비상을 바라는 독수리의 선봉장으로 프로 인생의 새 출발에 나선다. 김강민은 올 시즌 한화에서도 '그 순간'을 만끽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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