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최정 형보다 오래 뛰진 못하겠죠?" 37세에 비 FA 다년 계약 체결, 성공 척도 이뤘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1-22 16:18

수정 2024-01-22 17:30

more
"최정 형보다 오래 뛰진 못하겠죠?" 37세에 비 FA 다년 계약 체결,…
김성현과 최정. 스포츠조선DB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처음엔 2년이었는데, 3년 계약 해달라고 요청해드렸고 들어주셨다. 액수보다는 계약 기간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SSG 랜더스 김성현은 올해 37세가 되는 나이에도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SSG 구단은 지난 19일 내야수 김성현과 계약기간 3년 총액 6억원(전액 보장금액)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었던 김성현은 당시 SSG와 2+1년 총액 11억원 수준에 계약을 했었다. 그리고 FA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고 올 시즌까지 마치면 4시즌이 지나 두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구단이 먼저 김성현에게 비FA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1년 연봉이 2억원 정도라 프로 1군 기준으로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베테랑 내야수에게 3년 계약을 미리 제시해 사인했다는 자체만으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김성현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인정하고 앞으로도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21일 팬 페스티벌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성현은 계약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김성현은 "내심 다년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는 혼자만의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 이야기가 나와서 솔직히 조금 놀라기는 했었다. 12월에 구단과 어느정도 공감대를 주고받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성사가 됐다"고 이야기 했다.

광주일고 졸업 후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3라운드 지명을 받아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성현이다. 와이번스와 랜더스. 사실상 한 팀에서만 뛰는 '원클럽맨'이고,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SSG 선수로 뛸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 김성현은 "사실 내가 다른 팀을 안갈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시지 않나"라고 웃으면서도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큰 규모의 계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약 기간이 3년이라는 사실에 마음을 놓았다. "액수보다는 3년이 의미가 있다"는 그는 "처음엔 2년을 두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3년 해달라고 요청 드렸다. 알겠다고 하시더라. 남들만큼 큰 계약은 아니니까 그래도 별탈 없이 순조롭게 성사가 된 것 같다. 3년에 의미를 좀 더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2006년 당시 신인으로 입단했던 선수 가운데 현재도 SSG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이제 김성현 한명 뿐이다. 김성현은 "동기들 중에 저밖에 안남았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는 짧고 굵게 야구를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가늘고 길게 하고 있다. 그래도 오래 야구를 하게 돼서 좋다.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절친' 최정도 이번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는다. 최정은 1987년 2월 28일생, 김성현은 1987년 3월 9일생으로 두 사람의 탄생일은 고작 열흘 정도 차이가 나지만, 최정이 입단 년도가 더 빨라 형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도 야구장에서 늘 붙어다니는 사이다. 김성현은 '최정이 다른 팀으로 가면 어떡하냐'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짐짓 "프로지않나. 가겠다면 가는거다. 말리진 않겠다"면서도 "제 목표 중 하나가 팀의 최고참이 되는 것이었다. 근데 어쨌든 정이형보다는 오래 못할 것 같다"고 투덜댔다. 최정이 앞으로도 함께 뛸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이었다.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을 더 보장 받았지만, 그는 언제든 경쟁에 뛰어들 각오를 가지고 있다. 김성현은 "주전 경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후배들도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차지 해야 한다. 저도 많은 경기를 나가기 위해 후배들 앞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열심히 해서 3년 내내 주전을 하고 싶다. 그만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신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자신만의 성공 척도를 이룬 김성현이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