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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로 몰린 한일 슈퍼스타들, 7명에 마지막 한 명도 그곳으로 가나[스조산책 MLB]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1-22 19:17

수정 2024-01-2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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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로 몰린 한일 슈퍼스타들, 7명에 마지막 한 명도 그곳으로 가나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7시즌을 뛰었다. 다저스에서 사이영상 2위에 오른 2019년은 그의 커리어 하이였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2020년 센서스에서 약 3954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2%를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주 인구의 특징은 전세계에 걸친 다양한 인종의 집합소라는 점이다. 백인이 39.6%로 가장 많고 아시아계 16.6%, 혼혈이 15.0%, 흑인 5.6% 순이고 기타가 24.1%에 달한다. 자연스럽게 한국과 일본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주이기도 하다.

2020년 센서스에서 캘리포니아주 거주자 가운데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인식하는 인구는 56만4천여명, 일본인은 46만9900명이었다. 100만명 이상이 한국인 또는 일본인이라는 얘기다.

한국과 일본 야구 선수들이 태평양 연안, 특히 캘리포니아주로 몰리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개척한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는 LA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누렸고, 올시즌 NL 서부지구에만 7명의 한-일 메이저리거가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과 고우석,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코리안 빅리거를 대표하고 있고,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가 일본인 선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FA 류현진이 결국 이곳 서부지구에서 메이저리그를 마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얼마전 국내 한 야구인은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1~2년 뛰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교민들이 많고 자신이 전성기를 누린 곳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바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물론 류현진이 원하는 조건을 들어줄 구단이 꼭 다저스이고 서부지구 소속이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가치를 현지 한국인 팬들의 비중을 감안해 평가한다면 NL 서부지구에서 가장 돋보인다는 사실은 틀리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의 거취가 곧 결정된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MLB 네트워크 인사이더이자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1등급 FA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 다음의 투수들 즉, 제임스 팩스턴과 류현진, 마이클 로렌젠 등 2급 선발투수 시장이 앞으로 7~10일 사이에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며 '파이어리츠, 내셔널스, 레드삭스, 오리올스, 파드리스와 같은 팀들이 이런 투수들을 향해 추파를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다르빗슈와 조 머스그로브 말고는 검증된 선발이 부족한 샌디에이고가 눈에 띈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몸담고 있는 만큼 류현진이 가세한다면 코리안 파워를 뽐낼 수 있다.

MLB.com은 지난 21일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구단별 방법 한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텍사스 레인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다저스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에이스가 필요한 볼티모어와 에인절스를 빼면 류현진을 타깃으로 할 만한 구단은 8곳이다. NL 서부지구 팀으로 애리조나와 다저스가 포함됐다.

MLB.com은 '애리조나는 작년 월드시리즈를 통해 잭 갈렌과 메릴 켈리, 원투 펀치를 확인했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영입해 3선발도 확보했다. 그렇다면 4,5선발은? 선발 한 두 명을 더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다저스에 대해서는 '작년 포스트시즌서 선발진 부진에 충격받아 이번 겨울 야마모토와 타일러 글래스노를 큰 돈을 주고 영입했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새 리그에 적응해야 하고, 글래스노는 부상이 걱정스럽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워커 뷸러도 건강해야 한다'면서 '로테이션 뒤쪽을 맡아줄 선발이 온다면 이상적'이라고 했다.

마치 류현진을 염두에 둔 뉘앙스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도 류현진과 같은 선발투수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최근 조던 힉스와 로비 레이를 영입했으나, 둘 다 올해 온전한 시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힉스는 메이저리그 6년 동안 주로 불펜투수로 던져 빌드업 시간이 필요해 올해는 100이닝 정도가 최대치고, 레이는 토미존 수술을 받아 여름이나 돼야 돌아올 수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FA 시장을 공략할 팀도 아니고 류현진에 관심을 둘 팀도 아니다. 요약하면 NL 서부지구 5팀 가운데 4팀이 류현진을 데려가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계약 조건이 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이 1년 또는 1+1년 계약을 받아들였다면 벌써 결론이 났을 상황이다. 현지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14일 기사에서 '작년 복귀 후 잘 던진 류현진에게 1년 계약도 제안한 팀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놀랍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년 800만달러에 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음 달 중순 투포수들부터 스프링트레이닝 등록이 시작된다. 앞으로 4주 정도 남았다.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류현진은 언제 결단을 내릴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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