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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난다고?" 충격의 눈물도 잠시, 무섭게 생각했던 팀 적응 끝났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1-09 23:58

수정 2024-01-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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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난다고?" 충격의 눈물도 잠시, 무섭게 생각했던 팀 적응 끝났다
NC에서 마스크를 쓴 박대온.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정든 팀을 떠나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다는 것.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FA 계약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떠난다면 더 없이 기쁜 이별이 될 수 있지만, 트레이드나 보상 선수, 2차 드래프트 지명 등은 예상치 못한 이별로 충격 여파가 생기기도 한다.

이제는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게 된 포수 박대온도 그랬다. 서울이수중-휘문고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지만,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고 그때부터 창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NC 선수로 10년을 꼬박 채웠다.

2차 드래프트가 부활한 후, 어쩌면 팀을 옮기게 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아쉬운 마음도 컸다. 박대온은 "소식을 듣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다. 처음 한시간 정도는 많이 힘들었다. 정든 선수들과 헤어진다는게. 하지만 나의 어떤 부분을 보고 뽑았고, 내가 뭘 준비해야하는지 생각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며 미소지었다.

쾌활한 성격과 붙임성으로 NC에서도 '인싸'였던 박대온이다. "제가 좀 쓸데없이 긍정적"이라면서도 "그 에너지를 저만 쓰면 되는데 나눠주는 걸 좋아한다. 이 팀에 좋은 것을 나눠주면 더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항상 웃어서 혼난 적이 많다"며 웃었다.

NC 유니폼을 오래 입었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종종 NC를 '우리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밖에서 본 SSG의 이미지는 "무서웠다"고 한다. 박대온은 "밖에서 봤을 때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조금 무겁고 무서운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보니까 다 잘챙겨주시고 좋은 분위기"라고 이야기했다.

이미 적응은 끝났다. 원래 SSG에 있었던 선수처럼 빠르게 친해졌다. 매일 오전 랜더스필드에 나와 박성한, 한두솔, 최민준, 박종훈 등 비슷한 시간에 운동하는 선수들과는 이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친한 사이가 됐다.

SSG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박대온을 지명했다. 포수만 2명 보강한 SSG는 그만큼 포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베테랑 이재원이 팀을 떠났고, FA 김민식과는 아직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유망주 조형우 그리고 또다른 베테랑 이흥련이 있지만, 박대온, 신범수 등 새로 합류한 포수들도 충분히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분위기다.

박대온은 "SSG가 포수가 약해서 내가 경기를 더 나갈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환경이 바뀌었으니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 시작하는게 설레고, 그런 면에서는 내게 좋은 기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적응이 우선인 것 같다. 아직 SSG 유니폼을 정식으로 입고 운동장에 나가보지 못해서, 빨리 입고 '우리팀'을 체감하고 싶다"고 새팀에서 새 시즌을 맞는 희망찬 각오를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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