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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네번째 팀에서 날아오른 왼손 24홀드 투수 "항상 나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2-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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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네번째 팀에서 날아오른 왼손 24홀드 투수 "항상 나쁜 생각이…
2021 일구상 시상식이 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의지노력상을 수상한 LG 김대유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청담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12.09/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일구대상의 의지노력상은 LG 트윈스 김대유의 차지였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넥센 히어로즈에 3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한 유망주였지만 입단 12년만인 올해야 드디어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넥센에서는 한번도 1군에서 뛰어보지 못하고 2013시즌 후 2차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김대유는 2014년에 처음 1군에 올라와서 9경기에 등판했다. 2017시즌엔 6경기 등판에 그친 김대유는 결국 팀을 떠나게 됐지만 다행히 KT 위즈에서 그를 받아줬다. 그러나 KT에서도 그는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9시즌이 끝나고 2차 드래프트로 LG로 다시 팀을 옮겼다. 그사이 10년이 흘렀다.

LG에서의 첫해도 좋지 않았다. 단 3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6실점을 했다. 그렇게 김대유라는 투수의 이름은 잊혀져 가는 듯했다.

LG 류지현 감독이 올해 부임하면서 김대유는 새롭게 태어났다. LG는 왼손 불펜이 사실상 진해수 밖에 없는 것이 문제였다. 류 감독은 김대유의 팔 위치를 사이드암에 가깝게 내리면서 왼손 전문 불펜 투수로 기용했고, 이는 적중했다.

올시즌 64경기에 등판해 50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LG 불펜의 핵심 인력이 됐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그에게 결국은 기회가 왔고 그는 기회를 잡으면서 처음으로 시즌 후 시상식에 수트 차림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

김대유는 8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기량발전상을 받았고, 9일 일구대상에서는 의지 노력상을 수상했다.

김대유는 의지노력상을 받은 뒤 지금도 힘들어 하는 선수에게 한마디해 달라고 하자 "내가 대단한 것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정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항상 나쁜 생각들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좋은 생각으로 바꾸려는 마음가짐이 제일 크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 목표로는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대유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드린다고 말하기엔 올해 너무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서 "시즌을 완주하고 꾸준함을 보여드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유는 단상에서 내려가기 전 갑자기 생각한 멘트를 자신해서 했다. "오늘 부모님이 결혼 기념일이신데 결혼하셔서 내가 지금 이 상을 받는 것 같다. 결혼기념일 축하드린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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