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과 KT 경기. 6회말 2사 1, 2루 조현우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1.17/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배우 유오성의 "난 한놈만 패"라는 대사가 유명했다.
KT 위즈에도 한명만 죽이는 투수가 있다. 바로 왼손 투수 조현우다.
조현우는 이번 한국시리즈에 등판한 KT 투수 6명 중 한명이다.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등 선발 3명에 마무리 김재윤, 셋업맨 고영표에 조현우가 포함됐다. 그만큼 KT의 핵심 불펜이다.
왼손 원포인트 투수로 나오는 조현우의 목표물은 딱 한명. 바로 두산의 홈런타자 김재환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김재환 전문 투수'로 불려도 될 정도다.
모두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해 성공했다. 김재환은 KT가 가장 경계해야할 타자다. 한번에 공을 넘길 수 있는 타자.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그렇기에 조현우가 김재환을 상대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라는 뜻.
1차전서는 3-0으로 앞선 2사 1루서 김재환 타석 때 선발 쿠에바스에 이어 등판했다. 2구째 140㎞의 직구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이끌어 냈다.
2차전에서는 6-0으로 다소 여유가 있었던 상황에 나왔다. 8회초 2사 2루에서 3번 페르난데스 타석에 나온 것. 페르난데스에 좌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준 조현우는 4번 김재환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127㎞의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3차전에도 나왔다. 이번엔 등판이 빨랐다.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의 위기에 선발 데스파이네를 대신해 김재환과 만났다. 파울 2개로 2S의 유리한 상황. 129㎞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김재환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3구 삼진.
3차전 후 KT 이강철 감독은 조현우의 삼진 장면을 3차전의 승부처로 꼽았다. "6회 실점안한 것이 승리 요인이었다"라면서 "혹시 한방 맞을까 싶어 조현우를 올렸다. 그때가 타이밍이었다.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 잡아줬다. 조현우가 시리즈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라고 조현우를 무한 칭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불펜의 '넘버3'가 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