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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인터뷰]김경문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다. 벌써 불펜 보직을 흔쾌히 받아들인 국대 최고참 선발

권인하 기자

입력 2021-06-18 22:10

수정 2021-06-19 05:10

김경문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다. 벌써 불펜 보직을 흔쾌히 받아들인 국대 …
18일 서울 잠실구장, KIA와 LG 경기. LG 선발투수 차우찬이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18/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다른 대회는 다 가봤는데 올림픽만 못 가봤다."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의 마운드는 젊어졌다. 신인 이의리(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보지 못했던 투수들이 대거 승선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 한국 야구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이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중.

그런데 투수 10명 중 낯익은 이가 있다. 바로 차우찬(34)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강민호(36) 오재일(35)에 이어 대표팀 넘버 3이자 투수 최고참. 차우찬은 "이전 국제대회에선 그래도 또래 투수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대부분 20대 초중반이더라. 내가 말을 안걸면 아무도 말 안걸 것 같다"며 웃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 있는 것이 의외였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지 2경기만 던지고도 대표팀에 뽑혔기 때문. 차우찬은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80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김 감독이 직접 잠실구장을 찾아 차우찬의 피칭을 지켜봤다. 이날 차우찬은 5이닝 2안타 2실점을 기록했었다. 이때 김 감독은 "위기에서 상대 왼손타자를 상대할 왼손투수가 필요하다. 차우찬의 상태가 어떤지 보러왔다"면서 "경기 운영을 잘했다. 차우찬이 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했다"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발탁이 예상되는 발언이었는데 차우찬 역시 뽑힐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차우찬은 "감독님 인터뷰 하신 것을 기사로 봤는데 느낌이 왔다"면서 "만약 안뽑히면 이상할 것 같았다"라며 웃었다.

차우찬은 명단 발표 전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 관리를 위해서 안가는게 본인에게 더 좋을 수도 있는데 차우찬은 "대표팀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라고 진짜 가고 싶었다고 했다.

차우찬은 "다른 국제 대회는 다 나갔는데 올림픽만 못나가서 나가고 싶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말에서 차우찬을 불펜 투수로 쓸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차우찬 역시 자신의 역할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국가대표팀에서 선발로 나간적이 없다. 언제나 불펜 투수로 나갔었다"고 했다. LG로 이적한 뒤엔 선발로만 나가 혹시 중간 계투가 불편하거나 부담이 되지 않을까 했으나 그는 쿨하게 "LG와서도 대표팀에 가서 중간으로 뛰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부담은 없다. 그리고 충분히 몸을 풀 시간을 주시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간 계투로 나가면 연투를 할 수도 있다. 어깨 부상에서 이제 돌아온 차우찬에게 연투가 힘들 수도 있다. 차우찬은 "연투를 안해봤지만 선발로 90개를 던지는데 30개 내외로 끊어 던지면 2경기 연투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코칭스태프에서 관리를 해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대수롭제 않게 넘겼다.

차우찬은 세번째 등판인 18일 KIA전서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이 140㎞에 불과했지만 맞혀잡는 경기 운영으로 별다른 위기없이 6이닝을 잘 막아냈다.

컨디션이 좋든 안좋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는 경기 운영 능력은 분명히 국가대표다웠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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