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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히어로]KBO유일의 퍼펙트 기록 코치가 9회 박세웅에게 한 조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막아라."

권인하 기자

입력 2021-06-05 05:34

KBO유일의 퍼펙트 기록 코치가 9회 박세웅에게 한 조언 "수단과 방법을…
롯데 박세웅이 4일 KT위즈전서 데뷔 첫 완봉승을 기록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권인하 기자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6)이 완봉승을 거뒀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완봉승. 그런데 기록을 찾아보니 롯데 국내 투수가 그동안 완봉승이 없었다. 무려 10년만에 나온 롯데의 완봉승 투수가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9회까지 117개의 공을 뿌리며 3안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완봉승을 기록했다.

롯데 국내 투수의 10년만의 9이닝 완봉승이다. 2011년 5월 28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서 고원준이 9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9대0의 완봉승을 기록했었다. 이후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2016년)와 제이크 톰슨(2019년)이 한번씩 완봉승을 했지만 국내 투수는 완봉승이 없었다. 10년만에 나온 진귀한 기록인 것.

올시즌엔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4월15일 한화전) 이후 두번째, 국내투수론 처음이다.

당초 박세웅은 8회까지만 던지기로 했는데 본인이 완봉에 도전하겠다고 자청했고, 이제 래리 서튼 감독은 주자를 내보내면 교체하겠다고 미리 통보를 했다. 비록 2군 경기지만 KBO리그 유일의 퍼펙트 게임을 했던 이용훈 코치는 9회 올라가는 박세웅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막아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완봉승을 했는데

▶좋다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나에게 첫 완봉승이고 팀에 필요한 완봉이라 더 뜻 깊은 것 같다. 결혼 기념일인데 좋은 선물을 드려서 기쁘다. 오늘은 솔직히 이닝 이닝 사이가 엄청 길다고 느껴졌는데 던지다 보니 결과가 만들어져있었고 좋은 결과라 좋다.

-8회로 교체될 것으로 보였는데.

▶처음엔 8회에 끝내자고 하셨다. 투구수가 103개면 9회에도 오르는 것이었는데 107개라 감독님께서 그만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해보고 싶다고, 완봉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고, 감독님께서 존중해 주셨다. 이용훈 투수 코치님도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감독님은 주자 나가면 무조건 바꾼다고 하셨는데 투수 코치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주자 내보내지 말라고 하셨다. 나도 어떻게 해서든 주자 안주려고 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인데 예전 잘던졌을 때와 비슷해 진건가.

▶그때와 차이가 있다. 예전엔 직구와 포크볼의 투피치 패턴이었는데 올해는 직구를 많이 던지기도 했고, 직구를 중심으로 커브 슬라이더가 좋은 시즌이다.

-두산전엔 6이닝 퍼펙트도 했었는데 오늘 경기와 다른 점이 있나.

▶두산전에 초반 제구도 좋았고 투구수도 줄였는데 오늘은 1회에 제구 미스로 위기가 있었다. 그 위기를 넘어가면서 좋은 결과는 냈던 것 같다.

-종전 최다가 8이닝이었고 그때도 상대가 친정팀인 KT였다. 친정에 강한 것 같은데.

▶작년과 재작년엔 KT에 약했다. 특정팀에 강하다 약하다기 보다 그냥 오늘은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그라운드 볼로 병살타도 나왔다. 포수 준태형의 리드가 좋았다. 특히 내가 왼손 타자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잘 안던지는데 준태형이 그 공을 살리자고 해서 NC전부터 쓰기 시작했다. 오늘도 내가 고개를 흔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구종이 사인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전담포수처럼 김준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준태형이 공부를 많이 하고 나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시즌 초반 1,2경기 안좋았을 때 다음에 하면 된다고 긍정의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롯데에서 10년만의 국내 투수 완봉승인데.

▶완봉이 없다는 것은 선발 투수의 부재가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나)균안이도 준비 잘하고 노경은 선배님도 준비를 잘 하신다.

-누가 축하를 많이 해줬나

▶오늘 균안이 한테 로진으로 장난을 쳤다. 균안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좋은 루틴은 이어가야 한다고 계속 장난을 쳤다. 끝나고 균안이가 축하를 가장 많이 해줬던 것 같다.

-오늘 타선이 터져 15점을 냈는데.

▶오늘은 특히 타선이 지원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1,2점차였으면 이렇게 완급조절을 못했을 것이다. 점수를 많이 뽑아서 올라갈 때마다 맞혀 잡을 수 있게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

-올해 달라진 것이 있나.

▶원래 등판할 때 고민하고 집중하고 이닝 끝나고 더그아웃에 있을 때 말도 잘 안하는 스타일이었다. 올해는 이닝 중간에도 볼 배합 농담도 하고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용훈 코치님이 하나에 꽂혀 있지 말고 표정이나 마운드 행동 등에 변화를 주자고 하셨다. 기술적으로는 아무 말씀 안하시고 다른 쪽에 말씀하시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

-장타 허용이 줄어들었는데

▶작년과 올해 초에 피홈런이 많았다. 예전의 좋았던 시즌과 비교하면 피장타율이 높았다. 최근엔 볼 높이 자체가 낮게 형성되고 변화구 제구가 잘돼 가운데 실투가 줄었다.

-부상 전력이 있어 팬들의 걱정이 많은데.

▶수술 한지도 시간이 꽤 지나 이제 팔꿈치나 어깨 통증이 없다. 그래서 구위 등 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는 좋다. 스피드가 오늘 경기는 1∼2㎞ 줄었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152㎞까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몸상태는의심하지 않는다.

-이번 완봉승을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보지는 못했는데.(김경문 감독은 현재 미국에서 미주 예선을 보고 있다)

▶감독님께서 꼭 보셨으면 좋겠다. 누가 감독님께 전달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난 등판에선 이용훈 코치가 선발 투수답게 던졌다고 말해줬는데.

▶이번엔 별 말씀 없으셨다. 그냥 한번 안아주셨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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