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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김진욱-이의리 맞대결이 소중한 까닭. 앞으로 못볼지도 몰라요

권인하 기자

입력 2021-04-16 06:22

김진욱-이의리 맞대결이 소중한 까닭. 앞으로 못볼지도 몰라요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특급루키 롯데 김진욱과 KIA 이의리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4.15/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 고졸 신인의 선발 맞대결에 많은 야구인들과 팬들이 관심을 쏟았다. 장차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왼손 에이스 재목이 개막 후 두번째 등판에서 맞대결을 하게 된 것이다.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의 김진욱과 KIA 타이거즈 이의리의 맞대결. 둘 다 싱싱한 공으로 선배들을 윽박지르길 바랐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둘 다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이의리는 4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 김진욱은 3⅔이닝 동안 95개를 던져 3안타 6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둘 다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고, 김진욱이 패전투수가 됐다. 둘 다 첫 맞대결에서 웃지 못했다.

이들을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가 생각난다. 바로 김광현과 양현종이다. 2007년 프로에 발을 디뎠고, 김광현은 136승, 양현종은 147승을 기록한 뒤 더 큰 무대로 떠났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KBO리그에서 함께 뛴 기간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3년이다. 그런데 이 둘이 맞대결을 한 것은 총 6번에 불과했다.

데뷔해였던 2007년에 첫 맞대결을 했다. 개막한지 두달이 채 안된 5월 2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났다. 당시엔 둘 다 웃지 못했ㅓ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장성호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8안타 5볼넷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5회는커녕 2회도 던지지 못했다. 1회에 안타 1개에 볼넷 2개로 불안한 피칭을 한 양현종은 2회말 선두 최 정에게 솔로포를 맞고 곧바로 신용운으로 교체됐다. 당시 5-0으로 KIA가 앞서 있어 양현종이 너무 빨리 내려간 것 아닌가 했지만 당시 경기전까지 17승23패로 7위에 머물렀던 KIA는 고졸 신인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엔 너무 급했다.

이듬해 시즌 막바지에 둘이 한번 더 만났다. 2008년 10월 3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벌인 대결에서 둘 다 좋은 피칭을 했지만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양현종은 5⅔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을 기록했고, 김광현은 7이닝 동안 2안타 1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1로 KIA가 리드하고 있어 양현종에겐 승리투수 요건, 김광현에게 패전의 위기가 있었지만 동점이 만들어지며 둘은 승패를 가르지 못했다.

이후 4년 넘게 둘은 만나지 못했다. 다시 만난게 2013년. 그때부터 2015년 까지 4번을 만났는데 서로 2승씩을 나눠가졌다.

2013년 8월 13일 인천(SK 9대2 승)에서는 김광현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 양현종은 2이닝 5실점의 부진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2014년 4월 18일 인천경기(SK 11대0 승)에서도 김광현이 7이닝 4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양현종은 6⅓이닝 8안타 7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2015년엔 두번 연속 만나 양현종이 모두 웃었다.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하던 9월 21일 인천(KIA 7대0 승)에서 양현종이 6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을 했고, 김광현은 5⅓이닝 동안 7안타 4실점으로 패했다.

나흘의 휴식 후 9월 26일 둘은 다시 만났는데 결과가 비슷했다. 양현종이 6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을 했고, 김광현은 5⅓이닝 동안 6안타 5실점했다. KIA가 7대5로 이겼고, 양현종이 승리, 김광현은 패전을 기록했다. 서로의 맞대결에서 양현종은 2승2패, 김광현은 2승3패를 기록.

이후 양현종과 김광현의 대결은 없었다. 2018년 맞대결할 가능성이 생겼으나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엔 국내 1선발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커지면서 이들이 패하는 것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상대의 국내 에이스와 만나 패전투수가 되는 것은 더 충격이 커진다. 차라리 외국인 투수와 만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다.

김진욱과 이의리가 기대한대로 성장해 KBO리그의 에이스가 된다면 갈수록 둘이 만나 멋지게 맞대결을 펼치는 일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기전에 맞붙는 이들의 대결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몇년이 지난 뒤 야구팬들이 메이저리그로 가서 맹활약을 펼치는 둘을 보면서 2021년 4월 15일의 풋풋했던 맞대결을 얘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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