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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km던지더니 185km 타구속도로 홈런포까지. 진짜 '이도류' 오타니 자신감은 진짜였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21-04-05 18:16

수정 2021-04-0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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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km던지더니 185km 타구속도로 홈런포까지. 진짜 '이도류' 오타…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5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7)가 메이저리그에서 118년만에 '이도류'를 실현시켰다.



오타니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며 2번 타자로 출전했다.

내셔널리그처럼 투수가 타자로 의무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 한 경기에 선발 투수가 제대로 된(?) 타자로 출전한 것은 오타니가 빅리그 역사상 세 번째. 1903년 9월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잭 던리비 이후 무려 118년 만의 일이다.

일본에서는 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와 타자로 활약한 적이 있었던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로 온 이후엔 동시 뛰지 않았다. 선발 투수로 나가는 날엔 타자로 뛰지는 않았다. 지난 2년간은 부상으로 인해 투수로 제대로 뛰지 못하기도 했다. 그래서 여러 전문가들이 그에게 이도류를 포기하고 타자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올시즌을 준비하면서 이도류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했고 시범경기서 건강한 몸으로 투수와 타자로 경기를 치렀다.

올해 시범경기서 두 차례 선발 투수와 타자를 함께 하며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오타니는 시즌 첫 등판에서 '이도류'를 실행했다. 아메리칸리그라서 지명타자 제도가 있음에도 오타니가 타자로도 선 것이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를 놀래켰다. 1회초부터 16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1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좋은 출발을 한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상대 선발 다일런 시즈가 뿌린 초구 97마일의 직구를 강하게 쳐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타구속도가 무려 115.2마일(약 185.3㎞)이었고 비거리 137m의 대형 홈런이었다.

이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지명타자가 도입된 1973년 이후 선발 투수가 때린 첫 홈런이었다.

본인이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선제 타점을 올린 것. 만약 에인절스가 리드를 끝까지 지키고 오타니가 5이닝 이상 던져 승리투수가 된다면 오타니는 승리투수와 함께 승리 타점을 쓴 역사를 만들게 되는 것이었다.

오타니는 최고 101.1마일(약 162.7㎞)의 빠른 볼로 화이트삭스의 득점을 막았다. 하지만 아쉽게 3-0으로 앞선 5회초 승리투수 요건을 앞두고 강판됐다. 폭투와 실책으로 3점을 주면서 3-3 동점을 허용하고 교체된 것. 4⅔이닝 2안타 5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타석에선 2회엔 중견수 플라이, 4회엔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나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일단 선발 투수로 16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홈런을 치는 타격 재능까지 뽑내며 진짜 이도류를 선보인 것 자체로도 오타니의 천재성이 입증됐다.

다음 기회엔 승리 투수와 승리 타점을 동시에 올리는 기록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경기는 접전속에 드라마처럼 끝났다. 9회초 1점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한 에인절스가 9회말 제러드 월시의 끝내기 스리런포로 7대4로 승리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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