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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미란다와 카펜터, 한수 아래 대만리그 선입견 깨나

권인하 기자

입력 2021-04-06 05:35

미란다와 카펜터, 한수 아래 대만리그 선입견 깨나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와 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 정재근 기자, 최문영 기자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시장이다.



보통은 각 구단의 외국인 담당자들이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를 시찰하고 선수의 역량을 판단하는데 지난해엔 코로나19로 그 작업이 쉽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를 했고, 마이너리그는 아예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리그를 운영한 한국(KBO), 일본(NPB), 대만(CPBL)에서 뛴 외국인 선수가 영입 후보로 오른 경우가 늘어났다.

올시즌 KBO리그에는 지난해 대만 CPBL에서 던졌던 2명의 투수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등록됐다.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전 중신 브라더스)와 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전 라쿠텐 몽키스)다. 둘 다 좌완 투수다.

대부분 야구팬의 인식은 CPBL은 KBO리그에서 방출된 외국인 선수가 가는 리그로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 CPBL에서 작년 시즌 나란히 10승을 기록했던 미란다와 카펜터가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 통할까 궁금해진다.

CPBL 푸방 가디언즈의 후루쿠보 겐지 배터리 코치는 지난해 그 2명을 상대팀의 코치로 봤었다. 후루쿠보 코치는 2015년 한화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은 적이 있고 2016년엔 NPB에 복귀한 뒤 2019년부터 대만에서 활동하고 있다.

후루쿠보 코치는 미란다에 대해 "제구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150㎞의 구속을 가지고 힘으로 승부하는 투수였다. 포크볼과 슬라이더는 괜찮다고 봤다. 미란다는 2년 동안 일본(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플레이 했는데 특별히 일본에서 뛰었다고 느낄만한 피칭 스타일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카펜터에 대해서는 "직구 평균 스피드는 142∼143㎞ 정도인데 제구가 안정돼 있고 각이 큰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았다"면서 "아주 치기 어려운 투수라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제구가 괜찮다는 점이 특징이었다"고 했다.

KBO리그와 CPBL을 비교하면 CPBL은 5개 구단(작년까지 4개 구단) 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란다와 카펜터는 작년 시즌 세 팀만 상대로 던졌다. 후루쿠보 코치는 "같은 팀과 자주 대결하면 갖고 있는 정보가 아주 선명하게 머릿속에 기억된다. 투수의 경우 막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게된 타자와 만나면 여유있게 던질 수 있다"고 했다.

후루쿠보 코치는 KBO리그와 CPBL의 또 다른 차이점으로 데이터 활용을 꼽았다. "카펜터가 속한 라쿠텐 몽키스는 일본에서 데이터 분석자가 파견됐고 데이터를 활용한 편이지만 다른 구단은 내가 한화에 있었던 6년 전에 비해 좀 부족하다. 또 작전 수행능력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후루쿠보 코치는 미란다는 "위압감이 있다", 카펜터는 "제구력이 안정되고 있다"고 그들의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하지만 KBO리그와 CPBL 사이의 차이가 두 투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란다와 카펜터가 KBO리그에서도 10승 정도 기록하면 두산과 한화에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대만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를 다시 생각하게 할 수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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