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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0일만의 '악몽' 탈출…VNL 30연패도, 태국전 5연속 셧아웃도 이젠 안녕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5-20 09:13

수정 2024-05-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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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0일만의 '악몽' 탈출…VNL 30연패도, 태국전 5연속 셧아웃도 …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길었던 악몽의 터널. 끝은 있었다.



한국 여자배구가 오랜 침묵을 깨고 VNL에서의 긴 연패를 끊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태국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19, 23-25, 25-15, 25-18)로 승리했다.

1승을 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21년 6월 15일 캐나다전 이후 무려 1070일, 31경기만의 VNL 승리다.

라바리니 전 감독은 2022 도쿄올림픽 후 대표팀을 떠났다. 그와 함께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 대표팀 주축이던 베테랑 선수들도 함께 태극마크와 작별했다.

위기가 찾아왔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체제에서 끝 모를 패배가 이어졌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1년 막판 3연패를 시작으로 2022년(12전 전패) 2023년(12전 전패) 2년 간 VNL 전패 수모를 당했다. 2018년 출범 이래 1년 내내 전패를 당한 팀은 한국이 첫 사례였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 중국에 연패하며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만의 입상 실패라는 굴욕을 맛봤다.

배구협회는 올해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인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변화의 보람이 나타나기 시작한 걸까. 한국은 올해 VNL 4번째 경기 만에 첫승의 감격을 누렸다.

올해도 시작은 암담했다. 올해도 앞서 중국-브라질-도미니카공화국에 모두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셧아웃 패배하며 무려 30연패가 이어지던 중이었다. 이날 승리로 길었던 반등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태국은 한국의 오랜 숙적이었다.

어찌보면 최근 태국전 잇단 고전은 세계배구 흐름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한국 배구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한국은 최근 VNL과 올림픽 예선, 아시아선수권 등 태국과의 국가대표 경기에서 5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했던 태국전 연패도 함께 종지부를 찍었다.

강소휘(22득점)가 팀 공격을 이끌었고, 박정아와 정지윤(이상 16득점)이 뒤를 받쳤다. 이주아(11득점)와 이다현(8득점)도 중앙에서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리베로 한다혜의 안정감도 돋보였다. 수비가 되면서 세터 김다인의 송곳 패스도 살아났고, 범실도 13개로 태국(25개)보다 훨씬 적었다. 이주아(5블록) 정지윤(3블록) 등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모습도 승리의 요인이었다.

태국 대표팀의 주축 3인방인 폰푼과 타나차, 위파위는 지난해 아시아쿼터로 V리그에 입성한 친숙한 선수들. 이들 중 위파위만 소속팀 현대건설과 재계약하며 생존했다.

이날 경기에는 폰푼이 결장했다. 대표팀은 1세트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타나차와 위파위를 초반부터 철저하게 봉쇄하며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를 아쉽게 내줬지만, 3세트에서 정지윤의 서브에이스가 꽂히며 분위기를 주도한 끝에 승리했다.

4세트 초반도 첫 3점을 잇따라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강소휘 박정아 정지윤이 태국 코트를 난타하며 상대의 전의를 꺾었다. 주장 박정아가 마지막 25점째를 따낸 순간, 선수들은 코트로 쏟아져나와 달콤한 승리를 만끽했다.

경기 후 세자르 전 감독(낭트)은 SNS를 통해 대표팀의 첫 승을 뜨겁게 축하했다. 세자르 전 감독은 "브라보 코리아! 그들 모두 자랑스럽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싸우자!"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VNL 2주차 경기는 오는 30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다. 한국은 불가리아를 시작으로 폴란드, 튀르키예, 캐나다와 차례로 맞붙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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