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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김연경이 밝힌 은퇴 미룬 이유 "시즌 중반에 결심 굳혔다"[현장 인터뷰]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4-08 18:21

수정 2024-04-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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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김연경이 밝힌 은퇴 미룬 이유 "시즌 중반에 결심 굳혔다"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양재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까지 나의 배구를 보고싶어하시는 분들이 많다."



'영원한 배구황제' 김연경이 개인 6번째 MVP에 등극했다. 그간 관심을 모았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처음 밝혔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개인 통산 6번째 MVP 수상이다. 김연경은 여자부 역대 최다 정규리그 MVP 수상자다. 양효진 이재영 이효희(이상 2회) 등에 비해 압도적인 횟수를 기록 중이다. 2006~2027시즌 데뷔 첫 MVP에 올랐고, 이후 3시즌 연속 MVP를 수상했다.

해외 리그 도전을 마치고 V리그 복귀한 이후에도 4번 중 3번이나 MVP를 수상했다. 절친 양효진이 수상한 2021~2022시즌 한번을 제외하고, 2020시즌부터 김연경이 싹쓸이 했다. 김연경은 득점 6위(775점), 공격 종합 2위(44.98%), 오픈 공격 5위(40.63%), 퀵오픈 4위(47.39%), 시간차 4위(58.72%), 서브 6위(세트당 0.207개) 등 고른 부문에서 두루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지만, MVP를 수상할 정도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황제' 김연경.

이번 시즌에도 아쉽게 소속팀 흥국생명이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김연경이 복귀한 2020~2021시즌부터, 흥국생명은 매번 우승권에 근접했지만 번번이 챔피언 길목에서 좌절했다. 이번 시즌에도 정규 시즌 우승을 눈 앞에서 놓친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에 무릎을 꿇었다. 그동안 "흥국생명에서 다시 우승을 한 이후에 은퇴를 결정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던 김연경인 만큼 그가 또 한번 현역 연장을 선택할지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김연경은 MVP 수상 직후 '다음 시즌에도 계속 볼 수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구단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다음 시즌 많은 팬들을 위해서 한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현역 연장을 공식 선언했다.

김연경은 시상식을 마친 후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에 나섰다. 결심의 시기에 대해 "시즌 중반부터 어느 정도 결정을 했었다. (팀의)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거랑 관계 없이 구단, 감독님, 가족, 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팬들의 응원도 있고, 작년에 비해 개인 성적이 좋기도 했다. 그래서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은퇴를 만류하는 주위 목소리가 워낙 많았다. 김연경은 "주위에서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가장 큰 부분은 팬들의 응원이다. 아직까지 제 배구를 보고싶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게 컸다. 내년에 제 컨디션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정상에 있는 모습을 한번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시 시작하는 각오를 밝혔다.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크다. 김연경은 이날 '베스트7'을 수상한 후 "작년에 FA가 됐을 때 다른 팀에 갈 수 있는 옵션(기회)이 있었는데, 아본단자 감독님이 저를 잡으면서 약속했던 것들이 있다. 감독님이 그 약속들을 안지키셨기 때문에 감사하지 않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감독님이 당시에 '편하게 배구할 수 있게끔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지켜졌는지 모르겠다. 제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편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불평불만 없이 우승으로 이끌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면서 "지금 구단이 선수 보강을 위해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전력 보강에 대한 바람을 슬쩍 비쳤다.

한편 남자부 MVP는 OK금융그룹의 반등을 이끈 레오에게 돌아갔다. 레오는 2012~2015, 2023~2024시즌까지 총 4회 MVP를 수상하며 남자부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레오는 이날 시상식에 아쉽게 불참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국내에 남아있었지만, 최근 손가락 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랐다. 레오 대신 아들 앙투안이 대리 수상을 진행했다.

'감독상'은 우승팀 사령탑인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수상했고, 남자부 '베스트7'은 한국전력 료헤이(리베로), 우리카드 한태준(세터), 한국전력 신영석, 우리카드 이상현(이상 미들블로커), 삼성화재 요스바니, 현대캐피탈 허수봉(이상 아웃사이드히터), OK금융그룹 레오(아포짓스파이커)가 수상했다. 여자부 '베스트7'에는 한국도로공사 임명옥(리베로), 현대건설 김다인(세터), 현대건설 양효진, IBK기업은행 최정민(이상 미들블로커), 흥국생명 김연경, 정관장 지아(이상 아웃사이드히터), GS칼텍스 실바(아포짓스파이커)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남자부 신인선수상에는 삼성화재 세터 이재현이, 여자부 신인선수상에는 도로공사 미들블로커 김세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양재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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