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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원포인트 블로커가 속공 토스 올려 끝내다니... 이게 틸리카이넨이 4연패 만든 배구다[안산 인터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4-03 12:48

수정 2024-04-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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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원포인트 블로커가 속공 토스 올려 끝내다니... 이게 틸리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OK금융그룹과 대한항공의 경기.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틸리카이넨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0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끝내려는 대한항공과 2연패 뒤 첫 승을 챙기며 리버스 스윕의 희망을 만들려는 OK금융그룹이 5세트에서도 끝까지 접전을 벌였다. 13-13에서 정한용의 스파이크가 비디오판독끝에 터치아웃으로 인정되며 대한항공의 14-13 리드. 대한항공은 마지막 블로킹을 위해 전위에 있는 세터 유광우를 빼고 원포인트 블로커로 조재영을 투입했다.



신호진의 스파이크를 받아낸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토스에 임동혁이 회심의 백어택을 날렸는데 상대 곽명우가 받아냈고 볼이 다시 대한항공 쪽으로 날아왔다. 막심이 공을 받았고 이번엔 조재영이 토스, 그런데 바로 옆에 뜬 미들블로커 김민재에게 속공 토스로 이어졌고 김민재가 빠르게 스파이크를 날려 OK금융그룹 코트에 꽂았다. 경기 끝. 대한항공의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우승의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장면이 대한항공의 4연패를 이끈 외국인 토미 틸리카이넨의 배구를 말해주는 것.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022시즌부터 팀을 맡아 3연속 우승을 만들었다. 이미 우승을 한차례 했던 팀을 맡아 그만의 스타일로 팀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사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배구에 대한 얘기를 자세하게 하는 편은 아니다. 선수들이 얘기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배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스피드'. 빠른 배구를 선호하고 그에 맞게 선수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번에 챔프전을 위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막심 역시 틸리카이넨 감독이 선호하는 스피드배구에 딱 맞았기 때문에 첫 경기부터 문제없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포지션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게 플레이하는 것을 추구한다. 마지막 장면의 조재영이 속공 토스를 하는 것처럼. 조재영이 예전 세터 출신의 미들블로커이긴 했지만 마지막 순간 속공을 올리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플레이인 것은 분명했다. 그는 이것을 '호기심 배구'라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후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 "매치 포인트는 내가 봐도 어메이징 하다"면서 "조재영의 투입은 세터 출신이라는 것도 고려를 하긴 했다. 하지만 조재영 뿐만 아니라 우리 코트엔 6명의 세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것은 호기심 배구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받아주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창의적으로 생각한다. 훈련 때 한 것을 시합에 연결시켜야 하는데 연결 되는 부분이 있고 안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조금씩은 훈련 때 한 것이 경기에 나온다"라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힘든 3차전에 대해 "OK금융그룹이 강하게 나와서 우리팀이 흔들리고 힘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텼고, 교체 선수들이 잘했다"며 "이번 시즌을 돌아봤을 때 20명 정도가 코트를 왔다갔다하며 득점을 한 것 같다. 오늘 경기가 좋은 예시인 것 같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역사를 만들어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구단주님과 사무국, 코칭스태프, 선수들, 팬들이 모두 원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이번 시즌은 투지의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투지가 있었기 때문에 3차전처럼 작은 기회를 잡아 뒤집기도 했다. 이제 쉬어야 하지만 곧 다음 시즌이 오고 새로운 배구를 요리할 준비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안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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