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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위 돌풍까지 일으켰는데…침통한 김상우 감독, 왜 말을 잃었나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3-14 16:47

수정 2024-03-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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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위 돌풍까지 일으켰는데…침통한 김상우 감독, 왜 말을 잃었나
김상우 감독. 사진=KOVO

[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총평 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또 한번의 패배. 이미 봄배구 탈락이 확정된 상태임에도 무력한 패배는 쓰라렸다. 이번 시즌이 너무나도 아쉬운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삼성화재는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1대3(24-26, 18-25, 25-23, 18-25)으로 완패했다.

사실 이 경기는 이미 두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된 상황이라 동기부여는 적었다. 다만,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 연패를 끊고 이기고 싶다는 한국전력이 똘똘 뭉쳐 집중력을 보인 반면, 삼성화재는 마지막 뒷심을 살리지 못했다. 1세트 막판 추격적은 벌인 끝에 듀스에 성공했지만 허망하게 내줬다. 추격의 기회가 있었지만 뒤집지 못했다. 1,2세트를 잇따라 내준 후 3세트를 잡으며 희망을 가져봤지만 마지막 4세트는 또 맥이 풀렸다.

경기 시작전 "이번 시즌 치르면서 잘된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지만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더 아쉽지 않게 끝내기 위해서는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했던 김상우 감독의 표정은 경기 후 더 어두워졌다. 경기 내용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나온 범실 26개는 번번이 흐름을 끊었다. 팀 공격 성공률 45.22%, 리시브 효율도 38.55%에 그쳤다.

김상우 감독은 경기 총평을 해달라는 질문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김 감독은 "스타트가 너무 늦었던 것 같다. 1세트에서 요스바니가 부진했고, 나오지 말아야 할 범실이 너무 많이 나왔다. 팀 구심점이 되는 '에이스'가 없다 보니까 잡을 점수를 못 잡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즌 마지막까지 희망을 보며 끝내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고 싶었던 감독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만큼 올 시즌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명가 재건'을 꿈꾸는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선수단 전면 개편에 들어갔다. 야심차게 신인들을 선발하면서 전력 보강에 힘썼다. 시즌 초반에는 효과가 보이는 듯 했다. 한때 1위를 달리면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아직 확실한 '에이스'가 없고 경험과 체력이 부족한 젊은 팀의 과제를 확인했다.

결국 팀 순위는 점점 떨어졌고, 이날 한국전력에 패하면서 6위까지 추락했다. 18승17패 승점 48점. 분명 최근 몇년 중 가장 희망에 찬 시즌이었다. 신인왕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신예 세터 이재현의 발견 외에도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분명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구단도 김상우 감독의 공로를 인정하고 지난 2월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후반부 보여준 경기력 추락은 다음 시즌을 위한 과제를 확인하게 만들었다. 김상우 감독은 "뒷심이 달렸던 것 같다. 선수층도 그렇고, (약점인) 높이도 그렇고 여러가지가 끝까지 버티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다. 3라운드 이후부터 경기력이 떨어진게 참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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