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페퍼 오지영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10.2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충격적인 후배 괴롭힘 의혹의 당사자가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36)이었다. 그리고 오지영이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1차 상벌위원회에서 결정하지 못했던 페퍼저축은행의 후배 괴롭힘 의혹에 대해 27일 오전 다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재심을 했다.
페퍼저축은행의 B,C선수가 베테랑 A선수로부터 지난해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피해 선수들이 선수고충처리센터에 직접 신고해 사건이 알려졌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페퍼저축은행 구단은 "피해자들이 선수고충처리센터에 직접 신고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구단이 사후조사를 통해 직접 (KOVO에)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KOVO는 구단의 신고에 이 사건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했고, 23일 오전 10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가해자로 알려진 A선수와 피해를 주장하는 선수들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고, A선수와 일부 피해 선수가 직접 참석해 소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상벌위원회는 선수들이 제출한 자료 및 소명을 통해 본 건을 면밀히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KOVO측은 "좀 더 신중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오늘 회의를 종료하고 다음 주 화요일(27일) 오전 9시에 상벌위원회를 재개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27일 다시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A선수와 피해선수가 다시 출석했고,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도 소명 기회를 가졌다. 구단의 참고인들에게서 진술을 확인하면서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에 노력했다.
상벌위원회는 이번엔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결과를 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선수가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상벌위원회는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되어야 할 악습이므로, 다시는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기로 하여 선수인권보호위원회규정 제10조 제1항 제4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상벌규정 별표1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에 의거, A선수에게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사실이 밝혀지고 징계가 확정되면서 A선수의 신원도 공개됐다. 바로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이었다.
오지영은 2006∼2007시즌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KGC인삼공사, GS칼텍스에 이어 지난 2022년 12월 27일 페퍼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 됐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도 했었다.
안정감 있는 수비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에선 리베로 포지션으로 베스트7에 뽑히기도 했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4∼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오지영을 데려왔다. FA 박정아에 외국인 선수 야스민을 영입해 야심차게 시작했던 이번시즌도 어려웠던 이유. 팀이 하나가 될 수 없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곧바로 오지영과의 계약 해지 소식을 발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내부조사를 통해 오지영 선수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 후 곧바로 선수단에서 배제하고 배구연맹에 이를 신고했다"면서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늘 부로 오지영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