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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댄 외국인 주포. "가장 운동 많은" 군필 유망주가 팀을 살렸다. "만족 못해서, 답답해서..."[천안 인터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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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댄 외국인 주포. "가장 운동 많은" 군필 유망주가 팀을 살렸다. "…
삼성화재 김우진이 20일 현대캐피탈전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귀중한 승리. 승점 3점이 아니라 2점이었지만 그마저도 소중했다.



그리고 그 승리에 젊은 유망주의 투혼이 함께 했다. 삼성화재는 2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원정경기서 세트스코어 3대2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승점 2점을 얻어 44점이 된 삼성화재는 한국전력과 동률이 됐으나 17승으로 15승인 한국전력보다 앞서 4위에 다시 올라섰다.

이날은 팀내 중심인 요스바니가 24득점을 했으나 공격 성공률이 32.8%로 낮았고, 범실도 14개나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만 4개의 범실을 하면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요스바니가 부진하면 무너지던 삼성화재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우진이 김정호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로 이끌었다. 김우진은 이날 16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59.3%로 매우 좋았다. 김정호도 5세트에만 4점을 올리며 15점을 기록.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우진은 경희대 재학 도중 2020년 드래프트에 나와 1라운드 5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고 프로에 뛰어들었다. 주로 교체멤버로 나왔고,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2020∼2021시즌 23경기서 53득점, 2021∼2022시즌 29경기에 22득점에 머물렀다.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갖춰야할 수비력이 모자라다보니 출전 기회가 적었다. 결국 2022년 5월 상무에 입대. 제대후 이번 시즌에 합류한 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최근에 (김)우진이 쪽으로 비중을 주고 출전기회 늘리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중 하나다"라면서 "프로에 입단해서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군대 갔다와서 이제야 제대로 하고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 팀에서 키워야 하는 선수다"라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서브 리시브나 수비 쪽에서 약점이 있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며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흔들리는 면이 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감을 찾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우진은 "정신없이 경기를 해서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이겨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1세트 때 상대 아흐메드의 스파이크에 얼굴을 맞아 코피가 나기도 했던 김우진은 "맞았을 땐 괜찮았는데 피가 나더라. 막고 경기를 했는데 나중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정신이 없었는데 경기중이라 집중하려고 했다"고 웃으며 "내쪽으로 올 것 같아서 빠져 있었는데 맞았다. 잡을 수 있었는데 못잡아서 아쉬웠다. 다음엔 꼭 잡아야지 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당시를 얘기했다.

이날 공격이 잘되다보니 공격 점유율도 20%로 높았다. 풀타임을 뛰면서 많은 공격을 한 것에 대해 김우진은 "때리는 것을 좋아해서 세터들에게 많이 달라고 주문한다. 힘들지는 않았다"라면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굳이 안해도 되는 범실이 여러번 나왔다.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습량이 많다고 하자 김우진은 "다른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한다"고 웃으며 "여러 운동을 안빠지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려고 한다. 아직 만족을 못해서, 답답해서 운동을 하는데 그것을 감독님게서 좋게 보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군대를 해결했으니 이제 배구밖에 없다. 잘하려면 지금부터 범실이나 안보이는 실수를 줄여야 된다. 감독님께 신뢰를 드려야 하는데 연습 때부터 신뢰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팀 연봉이 가장 적고, 신장도 작은 팀. 그렇지만 봄배구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김우진은 "다른 팀에 비해 신장도 낮고 약한 게 맞다. 그 부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프로 선수다. 코트에 들어가면 지지 말자,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면서 "솔직히 1경기, 1경기가 너무 중요하다. 오늘 3점을 땄으면 좋았겠지만 승리한 것도 너무 좋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경기도 잡을 수 있다. 봄배구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천안=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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