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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없이 판단은 안 돼, 다 바뀌어야 한다"…굴욕의 항저우, 야전사령관의 반성, '40대 태극마크'

이종서 기자

입력 2023-10-11 21:03

수정 2023-10-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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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없이 판단은 안 돼, 다 바뀌어야 한다"…굴욕의 항저우, 야전사령관…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제공=KOVO

[청담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모든 게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한국 남자 배구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7위로 마치면서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 굴욕을 맛봤다.

결국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대한배구협회는 오한남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고, 임도헌 대표팀 감독의 임기도 연장하지 않았다.

경기력 향상위원장은 사의를 표했다. 협회는 중장기 발전을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언론, 배구전문가, 스포츠전문가, 배구 팬 등 외부 인사를 주축으로 하는 공청회 개최도 계획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전사령관' 세터로서 팀을 이끌었던 한선수(38·대한항공)의 마음은 무거웠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2022~2023 정규시즌 MVP,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르는 등 V-리그 최고의 기량을 뽐낸 그는 대표팀 맏형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아쉬움으로 대회를 마무리 짓게 됐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꾸준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인만큼 이번 대회에서의 부진은 더욱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한선수는 지난 11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앞두고 아시안게임 이야기에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거 같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뼈아팠던 실패. 한선수는 변화의 바람이 헛되게 끝나지 않길 바랐다. 한선수는 "확실하게 모두가 느꼈을 거라고 본다. 배구 선수는 물론 협회도 다 바뀌어야 한다는 걸 각인하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다른 팀은 선수와 스태프가 하나가 된 게 느껴졌다. 선수들이 한 점 한 점 안타까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인위적으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거다. 꾸준한 신뢰와 믿음이 생겨서 자신도 모르게 나와야 하는데 너무 없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한선수는 이어 "모든 부분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하나라도 팀에 이득이 된다고 하면 실천해야 한다. 실천도 없이 판단하는 건 아닌 거 같다. 해보고 판단을 해야하는데 선수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대회를 마치고 '마지막'을 언급하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도 했지만, 기회가 되고 기량이 된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선수는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대한 꿈이 컸다. 몸이 되고, 도움이 된다면 가고 싶다. 함께 뛰고 호흡하는 대표팀 생활이 재밌었다. 도움이 된다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선수의 소속팀 대한항공은 오는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한선수도 대표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역사 작성'에 힘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픈 게 크다"라며 "팀적으로 밀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청담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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