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경기도 하남 미사초등학교 체육관, 대한체육회와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주관하는 여학생배구교실 수업 후 말괄량이 배구소녀 10명에게 둘러싸였다. 인터뷰 할 학생을 찾으려고 "1년 동안 배구가 제일 많이 는 사람!"했더니 "저요! 저요!" 10명의 아이들이 앞다퉈 손을 들었다. 결국 예정에 없던 '10대1' 인터뷰가 시작됐다. "배구가 좋아?" "네!" "중고등학교에서도 계속 할 거야?" "네!" "좋아하는 선수는?" "김연경이요! 꺄!"소녀들의 이구동성에 체육관이 떠나갈 듯했다. 배구 수업이 있는 수요일만 매일매일 기다린다는 미사초등학교 5-6학년 '배구사랑' 여학생들에겐 행복 에너지, 긍정 에너지가 넘쳐났다.
대한체육회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여학생 스포츠배구교실은 지난 2015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1~12월 전국 초중고 50개교 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 24회차 수업에 선수 출신 전문강사를 파견하고 공과 유니폼을 지원한다. 배구협회가 선수 출신들을 거주 지역 학교의 강사로 매칭하는 만큼 은퇴선수 일자리 솔루션도 된다. 학교 현장의 신청 열기는 뜨겁다. 윤충현 대한민국배구협회 사무처장은 "올해 50개교를 모집했는데 140개교가 신청했다. 경쟁률이 3대1쯤 됐다. 학교장의 열의와 체육시설, 은퇴선수 지역 등을 고려해 대상학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배구가 인기를 끌면서 생활체육 현장에 여성 동호인들도 많아졌다. 초등학교 때 전문강사로부터 배구 기본기를 익힌 여학생들은 중, 고등학교 체육시간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어른이 된 후 지역 스포츠클럽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평생 운동습관이 이곳에서 시작되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재능 있는 아이들은 전문선수로 발탁될 수도 있다. 협회 입장에서도 배구 팬과 저변이 동시에 늘어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여학생 체육교실을 직접 신청한 손수진 미사초 교사는 프로배구 서울 우리카드 팬이자 지역 동호인 배구팀 현역선수로 활약중인 생활체육인이다. 체육의 가치를 아는 손 교사는 "여학생 배구교실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점은 여기에 오면 우리 아이들이 활짝 웃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바쁘다. 수업 끝나면 학원에 간다. 처음엔 신청자가 적어 모집도 하러 다녔다"고 고충을 전했다 "체육활동이 잘 되려면 학교장의 열의가 중요하다. 우리학교 김순이 교장선생님이 여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적극 지지해주셨다. 학교 안에 좋은 체육관과 체육회에서 지원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역시 행운이다.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학원 대신 배구교실에 보내주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감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