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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수비로 8%의 기적을 뚫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8-03-22 21:22

수정 2018-03-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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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수비로 8%의 기적을 뚫었다


대한항공이 수비로 8%의 기적을 뚫었다.



대한항공은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3-25, 25-20, 25-22, 32-30)로 이겼다. 1차전에서 패했던 대한항공은 내리 2연승에 성공하며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역대 13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패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 단 한번 뿐이었다. 당시 상대가 대한항공이었다. 통과할 확률은 단 8%였다. 게다가 삼성화재의 홈경기였다. 하지만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전 만난 박 감독은 "우리가 유리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2차전을 잡으면서 심리적 우위에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끈끈한 플레이로 5세트까지 자주 갔다. 버티는 힘에서 분명 대한항공이 앞서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역시 가스파리니였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는 우리 공격의 30~40%를 차지하는 선수다. 서브미스만 더 줄이면 좋겠지만, 시합 리듬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신뢰를 보냈다. 관건은 범실이었다. 박 감독은 "범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너무 범실을 의식하면 상대가 플레이하기 편하고, 너무 과감히 하면 범실이 늘어난다.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2차전처럼 곽승석 정지석 등의 서브가 터지면 누구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2차전에서 졌지만 부담은 없다. 대한항공 서브 한두개만 잡으면 흔들릴 것이다. 리시브만 된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감독이 경기 전 강조한대로였다. 대한항공은 플레이의 강도와 범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갔다. 1세트는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믿었던 가스파리니가 5개의 범실을 범하는 등 9개의 범실로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타이스의 공격이 불을 뿜으며 쉽게 1세트를 가져갔다. 위기의 대한항공을 바꾼 것은 수비였다. 대한항공은 2세트 수비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2세트에서만 16개의 디그를 성공시켰다. 가스파리니도 1세트보다는 살아난 모습으로 10득점을 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3세트, 대한항공은 타이스-박철우 쌍포를 막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8-13, 5점차로 벌어졌다. 이때 서브가 터졌다.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서브 차례에서 무려 5득점을 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흐름 속 대한항공의 수비가 힘을 발휘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집중력 높은 수비로 삼성화재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수비가 뒷받침되자 공격이 풀렸다. 해결사는 정지석이었다. 잠잠했던 정지석은 3세트에서 7득점을 올렸다. 가스파리니도 8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실었다.

4세트 역시 대접전이었다. 끝내려는 대한항공과 이어가려는 삼성화재의 의지가 팽팽히 맞섰다. 양 팀은 역전을 주고 받았다. 23-23, 가스파리니가 행운의 서브 득점을 올렸다. 마지막 한점, 하지만 삼성화재는 극적인 블로킹으로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곧이어 가스파리니의 공격범실까지 나왔다. 5세트가 보이던 그때 곽승석이 또 한번 서브쇼로 승부를 뒤집었다. 다시 한번 이어진 시소게임, 선택지는 하나였다. 가스파리니와 타이스의 1대1 대결이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이어진 31-30, 대한항공은 황승빈의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질 V리그 챔프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맞붙는다

대전=김진회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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