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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DA 전 회장 "중국 수영 도핑 은폐 의혹은 미국의 거짓말"

입력 2024-05-19 13:09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수영 대표팀의 도핑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전 회장이 의혹을 제기한 미국도핑방지위원회(USADA)를 강하게 비판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닉 파운드 WADA 전 회장은 17일 진행된 WADA 임시 회의에 참석해 "WADA가 중국의 도핑 사건을 은폐했다는 USADA의 고의적인 거짓말과 왜곡에 깊은 실망과 혐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82세인 파운드 전 회장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WADA 1대 회장을 지낸 반도핑계 원로다.

캐나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의 스포츠인이며 1996년부터 2000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지낸 체육 행정인이기도 하다.

파운드 전 회장은 "USADA의 주장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WADA의 명성을 훼손하고, 25년 전 스포츠 약물과의 국제적 싸움을 주도하기 위해 WADA가 쌓아온 신뢰를 약화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WADA가 중국에 어떤 식으로든 특혜를 줬다는 건 완전한 거짓이다. WADA는 세계 반도핑 규약과 관련 기준을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 전 회장은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에 대해 WADA가 강경하게 대응한 사례를 들며 "WADA는 초강대국도 다른 나라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걸 증명해왔다"고 강조했다.

중미 관계가 경색된 점이 USADA의 입장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파운드 전 회장은 "USADA는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냉랭한 관계에 있다"라면서 "연관성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파운드 전 회장은 위톨드 반카 현 WADA 회장에게 "독립 조사관의 보고서를 기다리는 한편, USADA의 터무니없는 행위로 인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USADA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소송도 제기해야 한다"고 공개 제언도 했다.

지난달 호주 헤럴드 선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영미권 매체가 도쿄 올림픽 개막 7개월 전에 중국 수영 경영 선수 23명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도 대회에 참가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많은 도핑 전문가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WADA는 중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고, USADA 측의 코멘트를 인용했다.


USADA는 뉴욕타임스 보도 뒤 WADA에 문제의 중국 수영 선수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WADA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중국 선수들의 소변 샘플이 오염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시 중국에 우리 조사원을 파견하지 못했지만, 중국도핑방지위원회(CHINADA)가 적합한 절차를 밟았다"며 해당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의혹의 목소리는 커지기만 했고, WADA는 결국 독립 조사 기구를 꾸려 조사토록 했다.
한편, 트래비스 타이거트 USADA 사무총장은 "파운드 전 회장은 초창기 WADA를 설립하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그가 떠난 후 몇 년 동안 WADA는 극적으로 변했다"면서 "현 WADA 지도부가 파운드 전 회장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건 그들이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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