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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광저우 치욕, 항저우에서 씻는다…여자 핸드볼, 결승 한일전 성사

윤진만 기자

입력 2023-10-03 17:10

수정 2023-10-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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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광저우 치욕, 항저우에서 씻는다…여자 핸드볼, 결승 한일전 성…
연합뉴스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하필이면 일본한테…실패의 쓴맛을 알게 됐어요."



'우생순' 한국 핸드볼 여자대표팀 간판 류은희(33)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분패해 대회 6연패 도전에 실패한 당시를 떠올렸다.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궁상대학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준결승서 중국을 30대23으로 꺾고 결승 티켓을 손에 쥔 후다. 광저우 멤버 중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참가한 류은희는 "그땐 어린 막내라 정신없이 대회가 흘러간 것 같다"면서 "극복해서 다행이다. 기쁘다"며 웃었다.

류은희와의 믹스트존 인터뷰가 끝나고 약 2시간반쯤 지나 한국의 결승 상대가 정해졌다. 일본이다. 광저우에서 한국 여자 핸드볼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바로 그 팀. 일본은 뒤이어 열린 카자흐스탄과 준결승에서 40대22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과 일본은 5일 오후 6시 같은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지난 4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웨덴 출신 헨리그 시그넬 감독은 결승 상대가 아직 결정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한 중국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결승에 올라올 것 같다. 일본은 강팀이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선을 다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결승 한일전'이 성사했다.

한국과 일본은 1990년 베이징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핸드볼 종목에서 1994년 히로시마대회와 2014년 인천대회 결승에서 만나 한국이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광저우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중국에 완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결승 3전 3패의 징크스를 안고 있다. 반면 한국은 1990년 베이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내리 5연패를 차지했고, 지난 두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결승전 7전 전승으로 이번에 우승하면 3연패 금자탑을 쌓는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일본을 연장 승부 끝에 34대29로 꺾었고, 8월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결승에서 25대24로 승리하며 11회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류은희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날 이후로 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42대16), 태국(45대14), 카자흐스탄(45대23)에 연전 연승하며 A조를 1위로 통과한 한국은 B조 2위 중국과 준결승에서 맞붙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을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몰아쳤다. 류은희의 페널티 드로우를 시작으로 이미경이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격차를 벌렸다. 골대 행운, 골키퍼 선방, 상대의 범실 등으로 3~4점차를 꾸준히 유지했다. 전반 막바지 신은주가 2분 퇴장을 당한 상황에서 내리 2점을 내준 한국은 전반을 15-14, 1점 앞선채 마쳤다.

류은희는 "한 달 사이에서 중국이 달라져서 놀랐다"고 했을 정도로 전반전에 상대한 중국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 양상은 전반과는 180도 달랐다. 풍부한 경험을 장착한 한국은 중국의 빈틈을 적절하게 공략했다. 7분 류은희의 점프슛으로 3점차로 벌렸고, 김선화 김보은 강경민이 연속해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중국은 15분 감독이 판정에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남은 시간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차곡차곡 점수차를 벌린 끝에 30대23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시그넬 감독은 "오늘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만족한다"고 했다. 류은희는 "중국 관중의 응원에 타격을 받지 않았다. 주눅들지 않았다"고 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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