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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합 국군체육부대장 "우상혁-김모세 일병-박지수 이병에 부대장 표창X포상휴가"[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8-09 17:32

수정 2021-08-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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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합 국군체육부대장 "우상혁-김모세 일병-박지수 이병에 부대장 표창X포상…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상혁 일병, 김모세 일병, 박지수 이병에게 부대장 표창과 함께 포상휴가를 부여할 계획입니다."



곽 합 국군체육부대장이 도쿄올림픽에서 '수사불패(雖死不敗, 죽을지언정 지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전국민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체육병사들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남자육상 높이뛰기에서 2m35의 한국신기록을 뛰어넘으며 세계 4위에 오른 '패기만만' 우상혁 일병, "도쿄에서 메달 따도 조기전역하지 않겠다"며 오직 본업에만 집중했던 '열혈남아' 사격의 김모세 일병, 와일드카드로 뒤늦게 발탁돼 루마니아전, 온두라스전 무실점 승리를 지켜낸 김학범호 센터백 박지수 이병 등 도쿄올림픽에 나선 국군체육부대 소속 국가대표 병사는 총 3명이었다. 남자럭비 서천오 감독과 여자사격 배상희 중사도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올림픽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유례없는 코로나 시대, 국군체육부대는 이 5명뿐 아니라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각 종목 태극전사 모두의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됐다. 경북 문경의 국군체육부대는 진천선수촌에서 외출, 외박도 없이 갇힌 국가대표들의 가장 안전한 촌외 훈련지였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가운데 각 지자체가 잇달아 대회 유치를 취소하면서 국군체육부대는 유일한 대안이 됐다. 부대원 전원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철통 방역으로 안전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2015년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때 지은 경기장, 훈련장 시설은 실전 준비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갈 곳을 잃은 탁구, 체조 등 주요 종목들의 합동훈련, 선발전, 가상실전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국군체육부대는 근대5종, 탁구, 양궁, 럭비, 펜싱, 유도 등 6개 종목 총 25회의 부대 내 합동훈련을 지원했고, 배드민턴, 유도, 탁구, 펜싱, 핸드볼, 럭비 등 6개 종목 총 10회의 진천선수촌 파트너 입촌 훈련을 시행했다.

탁구의 경우 6월부터 도쿄 출국 전날까지 국군체육부대에서 촌외훈련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훈련 파트너였다. 코로나 확산 위험 속에 파트너를 선수촌에 들이지 못해 애를 먹었다. 탁구의 경우 조승민 박강현 등 삼성생명 출신 국군체육부대 국대급 에이스들이 파트너를 자청했다. 탁구 가상실전엔 병사들이 관중석에 앉아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뜨거운 응원전도 펼쳤다. 곽 부대장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실전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관 확립을 위해 부대원들을 관람시켰다"고 했다. '탁구신동' 신유빈은 "늘 외롭게 우리끼리만 훈련했는데 올림픽을 앞두고 군인 오빠들이 응원해주셔서 엄청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각 종목 감독, 임원들의 감사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현장 응원했던 곽 부대장의 스포츠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2015년 12월 국군체육부대장에 취임한 후 2018년 4월 준장으로 전역했다. 2019년 국군체육부대장 보직이 군무원 신분으로 바뀐 후 다시 '천직'으로 복귀했다. 곽 부대장은 "국가대표는 우리 국민의 대표다. 국방부와 논의해 우리가 제2선수촌이라는 마음으로,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지원의 이유를 털어놨다. 국군체육부대가 코로나 시대 올림픽 준비의 숨은 공신이라는 체육계의 평가엔 "우리가 한 일은 없다. 국가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손사래 쳤다.

도쿄올림픽에서 전웅태가 사상 첫 메달을 따낸 근대5종은 국군체육부대가 요람이 됐다. 이 또한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의 레거시다. 말 25필을 관리하는 승마장과 국제 규격의 수영장, 펜싱장, 사격장에서 원스톱으로 훈련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훈련장이었다. 이동없이 아침 6시부터 밤 늦게까지 2~3종목 훈련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효율적 훈련을 통해 근대 5종 선수들이 월드클래스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곽 부대장은 "동메달 후 근대5종 최은종 감독님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뻤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근대5종 종목 훈련장이 우리 부대다. 우리 식구, 우리 부대원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따로 밥도 사줄 수 없어, 출국하기 전 부대 식당에서 삼계탕을 먹이며 '꼭 메달 따오라'고 배웅했는데…. 전웅태 정진화가 3-4위로 들어오는 순간 정말 너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흐뭇한 건 진짜 식구, 체육병사들의 맹활약이다. 남자 육상 높이뛰기에서 2m35의 한국신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스마일 일병' 우상혁 스토리가 빠질 수 없었다. "우 일병의 경기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멋진 도전을 마친 후 씩씩하게 경례를 올려붙이는 모습이 뭉클했다"고 했다. "덕분에 장군님, 지인들로부터 격려전화도 많이 받았다"며 흐뭇해 했다. "우 일병뿐 아니라 사격의 김모세 일병, 축구의 박지수 이병도 정말 고생했다. 부대에서 다같이 축구경기를 봤는데 박 이병이 애국가가 나올 때 홀로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다들 뿌듯해 했다"고 덧붙였다. "국제대회에 나가는 우리 부대원들에게 선수 이전에 군인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군인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하고 있다. 군인은 군인다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기량뿐 아니라 인성도 국가대표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병사들이 전세계 스포츠 팬들 앞에서 그런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자랑스럽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내친 김에 전국민의 관심사인 포상 계획을 물었다. 곽 부대장은 "병사들이 17일 부대에 복귀한다. 부대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3명 모두에게 부대장 표창과 함께 포상휴가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즉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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