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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2관왕 김제덕의 올림픽 비하인드. "(우진이형) 곰이 안는 줄", "빠이팅? 개인전 머리 아팠다", "군면제보다는 금메달이 우선"

류동혁 기자

입력 2021-08-04 16:10

수정 2021-08-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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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관왕 김제덕의 올림픽 비하인드. "(우진이형) 곰이 안는 줄", "빠…
김제덕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금의환향하는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곰이 안는 줄 알았다. 포근했다", "빠이팅 너무 외쳐 개인전 머리가 아팠다", "군대 면제? 금메달이 먼저였다"



도쿄올림픽 남자양궁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 그는 경북 예천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황효진 코치와 함께 하고 있다.

9월19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미국 양크턴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자가격리 겸 훈련을 하는 '슬기로운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방송, 매체 등 수많은 섭외 전화가 오고 있다. 어렵게 4일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김제덕의 목소리는 밝았다.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심경을 자세히 밝혔다.

도쿄올림픽 가장 극적 순간은 남자 단체전 4강 일본과의 경기였다.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제덕의 10점 화살로 극적으로 통과, 결국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제덕은 "뒤에 있는 오진혁 형을 믿고 화살을 쐈다. 찰나에 많은 생각이 스쳤지만, 정작 활을 쏠 때는 나도 모르게 슈팅을 했다. 어디에 맞았는 지 몰랐는데, 전광판을 보고 10점에 꽂혔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또, 경기가 끝난 뒤 김우진 선수가 안아준 부분에 대해서는 웃으면서 "곰이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포근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빠이팅~'이었다. 김제덕은 "예천중에서 대회 출전할 때 화이팅을 가끔 외쳤었고, 올림픽 대비 훈련 때 코치 선생님들에게 '화이팅을 외쳐도 될까요'라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오진혁, 김우진 형이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팀에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해서 계속 화이팅을 외쳤다"며 "혼성전 직후에 목이 쉬었다. 다음날 여자 단체전 응원석에서 화이팅을 크게 못 외쳤다. 남자 단체전에서 계속 외쳤는데, 목이 완전히 쉬어 버렸다. 그래서 개인전에서는 제대로 외치지 못했다. 32강 탈락할 때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 '빠이팅'을 외쳤는데, 머리가 아팠다"고 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그는 "혼성전 결승 도중에 언뜻 생각이 나긴 했다. 하지만, 이 생각 때문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평생 후회를 할 것 같아서, 계속 경기를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꿈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 게임 단체전 금메달이다. 도쿄올림픽 2관왕을 했지만, 개인전에서 아쉽게 탈락. 개인적 욕심이 날 만도 하다.

하지만, 김제덕은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많은 것을 알아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선배님들과 같이해서 따는 메달이 더욱 영광스럽다. 그래서 단체전 금메달이 항상 목표다"라고 했다.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했다.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김제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홀가분했다. 혼성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200% 한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전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했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혼성전에서 김제덕과 안 산의 호흡은 절묘했다. 김제덕이 마치 활화산 같은 열정으로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한다면, 안 산은 자칫 흥분하기 쉬운 분위기에서 냉정한 판단으로 자칫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 '냉기서린 리더십'을 보여줬다. 김제덕은 "혼성전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얘기를 나누진 못했다. 형님, 누나들이 너무 축하하고 긴장 풀지 말고 이대로 쏘면 큰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계속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며 "안 산 선수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빠이팅'을 외치면 저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지만 기분이 약간 올라가는 느낌이 있는데, 안 산 선수가 그것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주셨다. 혼성전 내내 서로서로 '욕심부리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계속 얘기했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 직전 백신을 맞았다. 백신을 맞고 2주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출국했기 때문에 귀국 후 '2주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순대국밥이 먹고 싶었는데, 양효진 (경북일고) 코치님께서 배달해 주셨다. 너무 맛있었고, 이제 치킨과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했다. 이럴 때는 천진난만한 고교생이었다.

그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훈련을 할 예정이다. 9월 미국 양크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양궁만 생각하는 김제덕의 미래는 정말 밝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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