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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프리뷰]바일스 빠진 도마,'여홍철2세' 여서정이 '여서정'한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8-01 00:44

수정 2021-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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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일스 빠진 도마,'여홍철2세' 여서정이 '여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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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마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이 자신의 이름을 건 '여서정' 기술로 여자체조 사상 첫 올림픽 종목별 메달 역사에 도전한다.



여서정은 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질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별 파이널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5일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 전체 5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1차 시기에서 난도 5.8의 쿠에르보 기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수행점수 9.200점, 15.000점을 기록했다. 2차 시기 난도 5.4의 유리첸코 기술에서도 수행점수 9.2점, 14.600점을 찍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체조가 사상 첫 종목별 결승행의 역사를 썼다. 도약, 착지 모든 과정이 깔끔하고 완벽했다. 그러나 올림픽 결선 무대는 또다른 경지다.

이 종목에서 발생한 결정적 변수도 여서정의 메달 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리우올림픽 4관왕, '체조여제' 시몬 바일스(미국)가 도마 1위로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으나 단체전 결승 도마에서 생애 최저점을 받은 후 '멘탈 붕괴'로 무너졌다. 이후 단체전, 개인종합을 물론 도마, 평행봉 등 종목별 결선도 기권했다. 한 나라에서 2명 이상 결선에 나설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탈락했던 4위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가 기회를 잡았다. 2위 제이드 캐리(미국)와 함께 결선에 나선다.

이정식 여자체조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결선 무대에선 결국 난도 6.2의 '여서정' 기술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서정' 기술은 공중에서 720도를 비트는 기술로 아버지인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1994년 완성한 '여2(양손으로 도마 짚고 두 바퀴 반 비틀어 내리기, 난도 5.6점)'보다 반 바퀴(180도 회전)를 덜 도는 기술이다. 이미 2년여 전인 2019년 6월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집에 난도 6.2의 기술로 공식등재됐다.

이 감독은 "결선 진출자 중 난도 6.2, 6.4를 구사할 줄 아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4명 정도 된다. 예선전 5.8점, 5.4점 난도로는 부족하다. 고난도에 도전해야 승산이 있다. 예선에서 깔끔하게 연기가 잘 나왔다. 자신감도 끌어올렸다"며 '여서정' 기술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제이드 캐리(미국) 레베카 안드레이드(브라질)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다. 도전자의 자세로 결선 무대에서도 예선 때처럼 자신감 있게 자신의 기술을 해낸다면 메달권에 노려볼 수 있다"며 힘을 실었다.

아버지 여 교수는 "나도 일본에서 열린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여2' 기술로 처음 승부해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딸도 도쿄올림픽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을 준비해 나갔다.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웠다.어머니 김채은 전 여자대표팀 코치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의 좋은 기억이 있다. 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 교수에 이어 딸 여서정이 메달을 따낸다면 사상 첫 올림픽 부녀 체조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3년 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32년만에 여자체조 금메달을 따내며 아버지 여홍철을 울컥하게 했던 여서정이 또 한번의 역사에 도전한다.

한편 이정식 감독이 이끄는 여자체조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의미 있는 역사를 써내렸다.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낸 어리지만 당찬 10대 국가대표, 올라운드 플레이어 이윤서(18·서울체고)와 도마 스페셜리스트 여서정 2명 모두 사상 첫 올림픽 결선에 올랐다. 이윤서는 지난 30일 여자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전체 24명 중 21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주종목인 평행봉에선 24명 중 전체 7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경쟁력을 입증했다. 체조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이 종 전 전농초등학교 체조코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오빠 이장원의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윤서는 주니어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 3위 등 일찌감치 '동급 최강' 재능을 드러낸 유망주다.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3년 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여자체조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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