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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다시 故최숙현 같은 아픔 없도록..."스포츠윤리센터 공식 출범

전영지 기자

입력 2020-08-05 17:09

'두번 다시 故최숙현 같은 아픔 없도록..."스포츠윤리센터 공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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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어려움에 처한 체육인들에게 스포츠윤리센터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길 바란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체육인 인권 보호 및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한 스포츠윤리센터가 5일 공식 출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 9층에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 이숙진 신임 이사장과 25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포츠윤리센터 업무 개시식을 가졌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해 1월 빙상계 성폭력 의혹 사건 이후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 제1차 권고에 따라 만들어진 선수 인권 보호 및 스포츠계 비리 척결을 위한 신설 기관이다. '스포츠 비리, 불공정 및 체육인 인권 침해에 대해 체육계 내부의 판단이 아닌 외부의 독립기구에 의한 엄정한 제재와 효과적인 재발 방지 조치를 도모한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지난해 말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됐고, 제18조 3~4항에 근거해 22억9000만원의 예산으로 문체부 산하 특수법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하게 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신고센터의 신고 기능을 통합해, 체육계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스포츠계 인권 침해 및 비리를 조사하게 된다.

철인 3종 고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 감독 및 선수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6개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6월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충격적인 사건 직후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에 대한 기대는 뜨겁다. '여성 인권 전문가'인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초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당초 비상근 센터장, 상근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스포츠윤리센터의 위상을 감안해 상근 이사장 체제로 변경했다. 비상임 이사로는 최은순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여성가족부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위원), 하명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대법원 재판연구관), 류태호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스포츠혁신위원),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서울특별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비상임감사로 이선경 법률사무소 유림 대표변호사(호루라기재단 이사)를 각각 임명했다. 임명된 비상임 이사와 감사는 인권, 법률, 수사 및 체육혁신 분야의 전문가로서, 임기 3년 동안 이사회를 통해 기관 운영에 참여한다.

이날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박양우 장관은 "이숙진 초대 이사장이 체육인들의 인권보호와 공정성 확보를 위해 그간의 경륜과 사명감으로 잘 이끌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스포츠윤리센터는 인권, 수사 전문가들로 구성돼 체육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고, 조사권한을 확보해 즉각적 징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체육계 혁신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관심과 기대 또한 크다. 어제 국회에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조사권 확보와 피해자 보호 등 한층 강화된 권한이 주어졌다. 위상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부터 독립돼 운영될 것이다. 하지만 체육계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파트너로서 함께하는 진솔한 소통을 통해 함께 하는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혁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이 자리는 약속의 자리다. 엄중한 책임감으로 스포츠계 혁신에 앞장 서달라. 몇몇 이름이 마음속에 떠오른다. 여러분 마음 속에도 그 이름들이 있길 바란다. 어려운 선수들에게 스포츠윤리센터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숙진 신임 이사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고민끝에 이 역할을 맡기로 했다"면서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고 최숙현 선수의 고민을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함께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을 것이고, 많은 분들이 덜 아프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독립성, 전문성, 신뢰성에 충실한 기관으로 자리잡아 스포츠인의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충정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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