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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택수 애제자'장우진은 中쉬신을 어떻게 꺾었나

전영지 기자

입력 2018-07-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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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애제자'장우진은 中쉬신을 어떻게 꺾었나


'장우진(미래에셋 대우)의 날'이었다.



장우진은 2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16강에서 세계 5위, 쉬신을 4대1(11-8, 11-8, 5-11, 13-11, 11-7)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이날 오전 북한 여자에이스 차효심과 함께한 혼합복식에서 결승에 올랐다. 이날 오후엔 후배 임종훈과 남자복식에서 중국조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출전한 3종목에서 2종목 결승진출에 성공한 직후 중국이 자랑하는 왼손 에이스 쉬신마저 돌려세웠다.

"쉬신과의 대결, 도전자의 마음으로 차분하게 한세트 한세트씩 해보겠다"던 약속대로였다. 장우진이 1-2세트를 잇달아 11-8로 잡아내자 경기장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장우진은 쉬신과의 끈질긴 랠리를 견뎌냈고, 리시브 후 공을 띄우는 대신 낮게 깔아치는 승부구로 상대를 괴롭혔다. 장우진의 스승이자 남자대표팀 사령탑인 김택수 감독은 경기전 "쉬신은 중국 선수중 가장 까다로운 선수다. 쉽지 않은 경기지만 리시브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했었다. 3세트를 5-11로 내준 뒤 4세트 듀스 접전까지 이겨내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마지막 5세트를 11-7로 이겨내며 8강에 올랐다.

1년에 1번 넘기도 힘든 만리장성을 하루에 2번 넘었다. 복식에서 중국의 미래로 꼽히는 영건들을 꺾은 것도, 단식에서 중국선수중 가장 까다롭다는 베테랑 쉬신을 꺾은 것도 의미가 크다. 장우진은 하루에 2번 만리장성을 넘은 일에 대해 "저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한 선수다. 월드클래스 선수도 아니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한 것이 주효했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장우진이 쉬신을 돌려세운 순간, 소속팀 감독이자 남자대표팀 사령탑인 레전드 김택수 감독이 장우진을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장우진 역시 경기후 스승 김택수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감독님께서 작전을 너무 잘 주셨다. 그동안 쉬신을 상대할 때 서브 넣는 박자를 많이 뺏겨서 리시브 미스가 많았다. 이번엔 편하게 주고 해보자 하셨다. 쉬신을 부담스럽게 했다. 일단 견디고 연결하자 생각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김택수 감독은 "장우진이 쉬신을 꺾은 것은 우진이뿐 아니라 대표팀 전체에게 큰 자신감이 될 것"이라며 흐뭇함을 표했다.

삼세번, 3년만의 값진 승리다. 장우진은 "2015년 맨처음 쉬신과 붙었을 때 엄청 어려웠다. 다시 해도 어렵겠다 싶었는데 이후 분석을 세밀하게 많이 했다. 아시아선수권 단체전 때 3-1로 게임이 되는듯하다가 졌다. 3번만에 승리하게 됐다"며 웃었다. 2013년 세계주니어챔피언 출신인 장우진은 중국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물러섬이 없다. "중국선수들과 붙을 때는 일단 냉정하게, '한수위'라고 인정하고, 0대4로 지면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크니까 한세트라도 따자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홈 팬들도 많이 왔고 응원해주시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승리의 이유를 밝혔다.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도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 두번 이기다보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당찬 장우진의 목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이다.

장우진은 21일 낮 12시30분 펼쳐질 남자단식 8강에서 대표팀 선배 정상은과 맞붙는다. 한국의 4강행, 동메달을 확보한 상황, 선의의 경쟁을 펼칠 생각이다. "상은이형과의 승률은 5대5로 비슷하다. 자국선수들끼리 붙지만 국내 시합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8강인 만큼 메달 욕심도 나겠지만 마음을 최대한 비우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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