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은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다. 2016년 2월 삼성생명 사령탑이 된 후 7번의 단체전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2월 26일 제71회 남녀종합탁구선수권에서 '최강' 포스코에너지를 꺾고 우승했다. 7전8기, 부임한 지 22개월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그는 눈물을 쏟았다.
4개월 만에 삼성생명이 다시 여자탁구 정상에 올랐다. 유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은 21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남녀 종별탁구선수권 일반부 단체전 결승서 포스코에너지를 게임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2014년 60회 대회 이후 무려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이철승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남자팀이 결승에서 KGC인삼공사를 3대0으로 꺾으며 4년 만에 남녀 동반 우승도 이뤄냈다.
유 감독은 종합선수권에서 13년 만에 우승한 데 이어 이날 종별선수권에서도 4년 만에 우승하며 여자탁구 '삼성생명'의 르네상스를 선언했다. '꾀돌이'라는 현역 시절 별명처럼 탁월한 전략가인 유 감독은 벤치에서 맞춤형 시스템으로 승리의 한수를 이끌어낸다. 훈련장에선 멘토로서 딸같은 후배 선수들의 탁구 열정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허리디스크 수술 후에도 선수들과 밤낮없이 볼박스를 하며 함께 뜨거운 땀방울을 흘렸다. 유 감독과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깎신' 주세혁이 여자부 코치로 합류한 이후 삼성생명은 더욱 끈끈하고 강해졌다. 유 감독과 주 코치는 선수들이 득점할 때마다 벤치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며 파이팅을 독려했다. 유 감독은 "지난해 우승한 이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작년 준우승만 7번 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우리 선수들이 종합선수권 우승 후 이기는 습관이 생기는 것같다"며 흐뭇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