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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봅슬레이]男 4인승 '銀' 새 역사 썼다, 亞 최초 메달 획득 쾌거

김진회 기자

입력 2018-02-25 09:13

수정 2018-02-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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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4인승 '銀' 새 역사 썼다, 亞 최초 메달 획득 쾌거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3, 4차 레이스가 25일 오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렸다. 원윤종,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이 스타트를 준비하고 있다. 평창=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국 봅슬레이 4인승이 새 역사를 썼다. 봅슬레이 종목에서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원윤종(33)-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경기연맹)-김동현(31·강원도청)으로 구성된 봅슬레이 4인승은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대회 4차 시기에서 49초65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을 기록한 한국은 독일의 니코 발터 조와 동률을 이뤄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 조는 3분15초85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봅슬레이는 그 동안 유럽과 미주의 전유물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빼앗았다. 한국의 생애 첫 올림픽은 2010년 밴쿠버 대회였다. 남자 4인승이 스타트를 끊었다. 당시 '한국의 썰매 개척자' 강광배를 비롯해 이진희 김동현 김정수가 호흡을 맞춰 19위에 올랐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선 원윤종-전정린-석영진-서영욱 조가 20위에 랭크된 바 있다.

소치 대회에선 2인승과 4인승에서 2팀씩, 여자 2인승 1팀이 출전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메달이다. 봅슬레이 종목에서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에 발을 뻗은 국가는 일본이었다. 1972년 자국에서 벌어진 삿포로 대회였다. 이후 1984년 대만이 아시아의 두 번째 국가로 올림픽에 나섰지만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의 벽은 높았다. 아시아는 46년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봅슬레이가 한을 풀어냈다. 올림픽 무대를 밟은 지 불과 8년 만이다. 2011년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정부와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향상된 기술과 시스템으로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은 더 이상 썰매 불모지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썰매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의 성과를 냈다. 지난 16일에는 윤성빈(24·강원도청)이 남자 스켈레톤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정상에 섰다.

1차 시기 실수로 6위에 그쳤던 2인승의 아픔은 4인승으로 전가되지 않았다. 역시 분수령이었던 1차 시기를 잘 견뎌내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 24일 열린 1차 시기에서 48초65를 기록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 조가 경신하기 전까지 트랙 레코드를 찍었다. 첫 번째로 주행한 한국이 고른 얼음 위를 달리는 건 긍정적이었지만 반대로 부담도 컸다. 파일럿 원윤종은 9번 코스에서 두 차례 충돌을 일으켰지만 다행히 48초대의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2차 시기에선 무결점 주행을 펼쳤다. 스타트는 1차 시기보다 다소 늦었다. 그러나 주행에서 만회했다. 원윤종의 드라이빙 감각이 2인승과 4인승 연습주행으로 많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2차 시기 기록은 49초19. 후반부에서 강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3차 시기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날 두 번째로 출전한 한국은 4초94의 스타트를 보였다. 만족스럽지 않은 출발이었지만 원윤종은 최고의 드라이빙 감각을 깨웠다. 까다로운 1~5번 코스를 잘 빠져나온 원윤종은 9번 코스에서도 전혀 충돌이 없었다. 결국 48초대로 끊으면서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운명의 4차 시기.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을 모두 쏟아 부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던 다짐이 스타트에서 보여졌다. 이후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의 손을 떠난 썰매의 방향 키는 원윤종이 잡았다. 완벽에 가까운 주행이었다. 충돌 없이 각 코스마다 패스트라인을 달렸다. 결승선을 통과한 사총사는 서로 얼싸안았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아시아 최초의 봅슬레더들의 환희였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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