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드래프트' 동기생에 가렸던 9R 투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5년 만에 얻은 첫승, 하위라운더 후배에 전한 한 마디[광주 인터뷰]

박상경 기자

입력 2023-09-19 23:38

수정 2023-09-20 00:00

◇LG 이지강이 19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LG 트윈스의 2019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급'으로 평가 받는다.



당시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대졸 투수 이정용을 1차 지명했고, 2차 지명에선 이상영 정우영 문보경 강장현 남호 구본혁 김성진 임준형 이지강 한선태를 차례로 선택했다. 이 중 정우영은 데뷔 첫 해부터 1군에 콜업돼 필승조로 자리 잡고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문보경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명단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외에도 이정용 이상영 구본혁 김성진 등 나머지 선수들도 차례로 1군 무대를 밟으면서 LG의 미래로 성장했다.

이들 중 이지강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는 선수였다. 즉시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그렇게 활용된 동기생과 달리 이지강은 입단 첫 해를 마친 뒤 곧바로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전역 후 2022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 가능성을 테스트 받기도 했으나, 1군 4경기서 11이닝을 던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올해. 동기생 이정용 정우영 문보경이 1군 핵심전력으로 성장한 가운데 이지강에게도 조금씩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5월 초부터 6월까지 한 달간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도. 하지만 곧 한계에 봉착했고, 다시 퓨처스(2군)에서 재조정을 거쳐 제 자리인 불펜으로 돌아갔다.

LG 염경엽 감독은 최근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해 이지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지강은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4대3, 1점차 승리 발판을 만들며 승리 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5년 만이자 22경기 63⅔이닝 만에 얻은 마수걸이 승. 이지강은 경기 후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이지강은 "(정)우영이나 (문)보경이, (이)정용이형 뿐만 아니라 군대 간 (구)본혁이형 모두 좋은 성적을 남겼다. 나도 동기생들처럼 야구를 잘 해서 '전설의 드래프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며 "동기생인 보경이와 함께 승리를 만들 수 있어 너무 뿌듯하다. 나도 '2019 신인 드래프트 지명자'라는 걸 알릴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웃었다.

'하위픽' 꼬리표를 달고 긴 터널을 지나온 이지강은 비로소 1군에서 결과물을 만들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지강처럼 하위 라운드 지명된 '야구 미생'들도 그를 바라보며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지강은 "나도 입단 후 아무것도 못 보여주고 군대에 가는 게 맞나 생각하며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게 다 제 스스로를 깎아먹는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프로에) 들어올 때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나갈 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을 항상 들었다"며 "지명 순서에 개의치 말고 팀에 잘 융화되고 내 할 일을 잘 하면 분명 기회는 온다. 그 기회는 잘 준비해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상 드래프트마다 하위 라운드 선수를 유심히 본다"는 이지강은 "하위 라운더 선배 중에 성공사례도 많다. (이번에 지명된 후배들도) 그런 모습을 보고 끝까지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