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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없지만…울산 기초단체별 지역 독립운동사 발굴 노력

입력 2023-09-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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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없지만…울산 기초단체별 지역 독립운동사 발굴 노력
[연합뉴스 자료사진]


동구는 지역 독립운동가 전수조사·DB 구축해 11월 자료집 발간
울주군은 책자 제작해 배포, 북구는 박상진 의사 서훈 상향 노력 등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울산시는 언양·병영·남창 3개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난 3·1 만세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그러나 지역의 항일독립운동 활동상과 역사,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한 곳에 모아 기념할 만한 공간이 없어, 관련 사업이 기초단체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실정이다.

남진석 광복회 울산지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지역의 독립운동을 기념할 만한 공간이 없는 곳은 울산뿐이라며, 관련 사료 발굴과 추가 연구를 위해서는 연구실을 갖춘 기념관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울산시는 예산 확보, 추가 사료 발굴 등 과정을 거쳐 독립운동 기념관 건립을 장기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구·군 단위에서 지역 독립운동사를 발굴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시 차원에서도 독립운동 기념관 관련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울산시 5개 구·군의 각 지역 독립운동사 발굴 상황을 살펴봤다.

구·군은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울산 동구는 지난 5월부터 지역 독립운동가 전수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동구 지역 독립운동 실태를 정리하고 독립운동가 활동 자료가 수록된 자료집을 발간하는 것으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맡아 조사 중이다.
자료집에는 동구 지역 독립운동 관련 인물 100여 명의 인물 사전, 독립운동 관련 어민단체·교육단체·사회단체 정리, 지역 내 항일독립운동 관련 사건 및 위치지도 등이 담길 예정이다.

용역 진행 상황은 현재까지 약 60%로, 자료집 발간은 11월 말께 마무리된다.

동구는 용역을 통해 지역 항일운동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지역 내 미서훈 독립운동가 서훈도 추진할 예정이다.

동구에는 일제강점기 수많은 학생을 배출하며 항일운동 구심점 역할을 했던 민족사학 '보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은 아직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울산 최초의 만세운동이 일어난 울주군은 2020년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용역을 발주해 독립운동 활동상과 항일유적 등을 조사·연구했다.

1년간의 연구를 통해 울주 의병 항쟁과 3·1 독립운동, 다양한 대중운동조직 활동과 각종 항일투쟁 등 내용이 시기별·분야별로 정리됐다.

울주군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해 4월 '울주군 독립 만세 운동사' 책자를 발간했다.

책자에는 지역 독립운동가 활동과 의병 항쟁, 사회운동 및 여성의 독립운동 등에 대한 내용이 사진·도표·설명 박스 등과 함께 담겼다.

울주군은 관내 학교에 책자를 배부해 학생들이 지역 독립운동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가 나고 자란 북구는 박 의사 관련 교육·홍보 활동에 힘쓰고 있다.

박상진 의사는 울산 출신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항일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회를 조직해 총사령관을 지낸 인물이다.

1963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3급)을 추서 받았으나, 공적에 비해 훈격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구는 서훈 상향과 지역사회 역사를 발굴하는 연구단체 '우리역사바로세우기 운동본부'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매년 9∼10월께 박 의사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박 의사 활동 관련 자료는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다.

고헌박상진의사 추모사업회는 2021년부터 2년간 일본 국립 국회도서관 등 해외 기관에서 박 의사 구명운동 관련 자료와 동생 박하진의 판결문 등 다수 자료를 발굴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중구는 현재는 당장 특별한 연구·발굴 상황이나 계획을 하고 있는 상황은 없다.

중구는 울산 3대 독립 만세운동 중 하나인 병영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역이자, 독립운동가 겸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 출신지다.

중구는 병영 만세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병영 일대에서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최현배 선생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0년 세워진 외솔기념관을 새로 단장해 재개관했다.

이미 중구 지역 독립운동에 대해 연구·정리된 자료는 있다.

병영삼일사봉제회가 2007년 발간한 '병영3·1독립운동사' 책자가 그것이다.

해당 책자에는 병영 만세운동의 준비 및 전개 과정, 일본군에 의한 피살 사실, 구속 및 옥고 사실 등 내용이 담겼다.


남구는 지역 내 두드러지는 독립운동 관련 인물이나 고유한 사건이 없어, 관련한 연구나 발굴 등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진석 광복회 울산지부장은 20일 "각 기초단체가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움직임"이라면서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광역단체인 울산시가 의지를 갖고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발굴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jjang23@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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