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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MZ가 말하는'승마의 정석'

이원만 기자

입력 2024-03-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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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가 말하는'승마의 정석'
연세대 승마동아리 '고삐풀린 망아지' 회원들. 강명현(전기전자공학부20학번),이정수(의학과19학번),이준범(정외과22학번),백선기(전기전자공학부17학번),김태은(교육학부19학번),주회정(철학과16학번·이상 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 '승마'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연관 데이터로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단어가 나온다. 일반 대중이 즐기는 스포츠라기보다는 엘리트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 승마가 보편화 되어 있거나 생활 속에서 말을 볼 수 있는 독일, 아프리카 같은 국가명도 등장한다. 아쉽게도 '한국'이라는 키워드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한국마사회가 지난 17년부터 추진 중인 '학교체육 승마 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초·중·고교생' 같은 단어가 표출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이 승마를 즐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싸고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과 심리적 장벽 때문인데, 이 장벽을 뛰어넘고 '승마'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연세대 승마 동아리 '고삐 풀린 망아지' 회원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승마의 정석'을 들어보았다.

-간단한 동아리 소개

▶(준범)'고삐 풀린 망아지'는 건전한 승마문화 전파와 실현, 이웃사랑의 실천을 목표로 지난 2005년에 설립된 교내 승마동아리다. 약칭 '고뿔망' 이라고도 하는데, 예전부터 자연스럽게 '고풀망' 이 아닌 '고뿔망'으로 불러왔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웃음)

-인생 첫 기승을 기억하나?

▶(정수)어릴 때부터 말 인형을 애착인형 삼을 만큼 말을 좋아해서 중학교 때 엄마의 권유로 체험승마를 해봤다. 그땐 온몸이 아프고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승마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대학 입학 직후 승마동아리를 발견하고 바로 가입했다.

▶(회정) 중학교 때 제주도에서 말을 타 본 것이 첫 기승이었다. 말 그대로 말이 태워주는 거였고, 앉아만 있는 수동적인 느낌이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진짜 승마를 접해보니 상당히 능동적인 스포츠이라는 걸 깨달았다. 익혀야 할 기승술이나 말과의 교감 등 흥미로운 점이 매우 많기도 하다.

-승마를 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는?

▶(선기) 동아리 친구들과 제주도로 외승하러 갔던 때가 기억난다. 말을 타고 오름에 올라 내려다봤던 제주의 바다나 성산일출봉, 그리고 그 순간을 친구들, 말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준범) 나 역시 외승이 기억에 남는다. 동아리에서 몽골 외승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날씨가 안 좋았다. 그런데 비 맞으며 하는 축구가 더 재미있는 것처럼 빗속의 외승이 너무 좋았다. 추위 속에서 말의 체온을 느끼면서 승마가 말과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는 스포츠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승마를 한다고 하면 주변의 반응은?

▶(명현) 주변 반응은 '너 돈 많아?' 그리고 '집에 말 있어?' 두 가지다.(웃음) 대답은 둘 다 아니고, 아르바이트 해서 기승비용을 내고 있는데 다른 스포츠 레슨비용과 비슷한 수준이기도 하고, 술자리 한두 번 줄이면 되는 정도다.

▶(태은) '우아해 보인다'와 '승마할 때 대체 사람은 뭘 하느냐?'라는 반응이 의외로 많았다. 두 번째 반응에 대해서 '제대로 타려면 자세나 동작도 신경 써야 하고 다양한 기술도 익혀야 한다' 라고 설명해 줬다.

-Q5. 주변 사람들에게 승마를 추천하고 싶은지, 어떤 포인트를 강조하고 싶나?

▶(선기) 외승을 나가보면 야생동물을 만난다거나 자연친화적인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주중에 도시 풍경만 보고 지내다 주말에 자연을 접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무엇보다 사람처럼 성격도 제각각 다르고, 똑똑하기도 한 말이라는 동물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명현) 생각보다 빠르게 기본기를 다질 수 있고, 실력이 느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스포츠다. 생명체인 말과 함께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장'하는 재미와 매력이 있는 스포츠다.

-Q6. 승마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

▶(정수) 어릴 때부터 '말을 타고 길을 돌아다니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말과 생활 속에서 가까이 지내는 게 꿈이었다. 그렇게 되려면 자유자재로 말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니 앞으로도 열심히 기승술을 갈고 닦으려고 한다.

▶(태은) 우연히 기승능력인증제도라는 걸 접하고 이론과 실기를 함께 하다 보니 승마가 더 즐거워졌다. 평보, 속보, 구보 3가지 보법을 구사할 수 있는 단계인 6등급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승마의 대중화와 보급화를 위해 한국마사회와 관계자들에 바라는 점은?

▶(회정) 승마는 아직까지 여성에게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다. 남성들이 선호하는 경쟁적 요소가 승마에는 없기 때문 아닌가 싶은데, 하지만 외승은 다르다. 경쟁이나 승부 같은 요소 없이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외승의 매력이 대중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준범) 승마대중화의 첫 번째 단추는 바로 '많이 접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은 물론 서울 근교에도 승마장이 많지 않다. 생활권 내에 승마장이 있다면 승마인구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승마는 '특별하거나', '특별해 보이고 싶어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원래 스포츠 마니아라 등산, 배드민턴, 스노우보드와 함께 승마를 즐기고 있었고, 누군가는 역사토론이나 밴드 동아리처럼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활동만 하다가 우연히 승마의 매력에 빠졌다.

배우기 어렵다거나,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편견을 가볍게 뛰어넘은 MZ만의 자유로움과 당당함. 해보지도 않고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번 해보자'라는 행복한 도전의 마인드가 곧 '승마의 정석'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말, 당장 말을 타지는 않더라도 말의 생김새나 움직임을 가만히 보며 친해지는 작은 도전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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