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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서비스 미흡으로 논란 중심 선 다이슨…고객 신뢰도 잃을까

조민정 기자

입력 2023-11-21 04:03

수정 2023-11-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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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서비스 미흡으로 논란 중심 선 다이슨…고객 신뢰도 잃을까


가전업계 '에르메스'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 브랜드 '다이슨'이 AS(사후관리서비스)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잇따른 가격 인상은 물론 제품 수리 시 원활하지 못한 부품 수급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슨은 국내 시장에서 나날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나 AS와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다이슨 관련 불만 신고,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다이슨 관련 불만 신고는 864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증가한 수치다.

신고된 864건을 분석한 결과 AS 불만 62%(538건), 품질 불만16%(142건), 계약해지 불만 8%(70건), 계약불이행 6%(55건), 표시광고·안전·가격 등 기타불만 7%(59건)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신고 건수를 살펴보면 다이슨의 대표 상품인 헤어기기 관련 불만이 572건(66%)으로 가장 많았다. 청소기 181건(21%), 공기청정기 65건(8%), 기타 46건(5%) 등이 뒤를 이었다. 헤어기기는 전원불량으로 인한 신고가 많았고, 청소기는 급격한 배터리 소진으로 인한 작동 시간 부족, 공기청정기는 소음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관리서비스의 경우 구입한 지 짧게는 수개월, 길어도 3년이 채 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고장이 났을 때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리 기간이 길어졌다는 게 한국소비자연맹의 지적이다.

제품을 판매하면서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하게 되면 리퍼 제품으로 교체해 준다고 안내했지만, 부품이 없다는 핑계로 수개월을 기다리게 한 뒤 사후관리서비스 정책을 바꿔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소액만을 보상하는 식으로 대응한 사례가 많은 것도 문제로 꼽았다. 사실상 할인을 미끼로 재구매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국내 고객은 봉? 매출 늘지만 소비자 관련 분쟁 해결 움직임 전무

다이슨의 매출액은 나날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고객을 위한 콜센터 인력 배치에서부터 서비스 센터 부족 등 소비자 관련 분쟁 해결과 관련한 움직임은 무척이나 더딘 모양새다.

소비자들은 다이슨 제품의 하자나 고장에 대한 신고와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갔음에도 적절하고 빠른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제품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부족하거나 기술 지원이 미흡하다는 등 이유로 소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잦은 가격 인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이슨은 지난해 1월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가격을 기존 59만9000원에서 64만9000원으로 인상했고, 같은 해 7월 제품 가격을 5만원 인상했다. 올해 3월 1일에도 가격을 올리면서 현재는 7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첫 출시된 이 제품의 출시 당시 가격은 53만9000원이었다.

드라이어 제품 '슈퍼소닉'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해당 제품 가격은 46만9000원에서 49만9000원으로 3만원 올랐고, 올해 3월부터는 5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높아진 가격 탓에 다이슨코리아의 실적도 신기록을 경신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른 다이슨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6739억6218만이다.

높아진 매출액에 비해 국내에 기부하는 기부금은 1억876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나 급감했다. 2021년 기부금은 1년 전 대비 14.3% 감소한 2억950만원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다이슨은 한국 소비자들이 애프터서비스(AS)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해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줄이는 보다 강화된 AS 정책을 도입하며 이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도입된 AS정책은 ▲품질보증기간 내에 AS를 접수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고객 과실유무에 상관없이(고의적 과실 제외) 무상 수리 및 새 제품으로의 교환 또는 환불 등 동일 서비스 제공 ▲AS 접수 후 제품을 수령한 뒤 72시간 업무 시간 이내에 모든 제품 수리를 완료하거나 72시간 이후 해당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고객에게 무료로 동일한 제품 대여 서비스 제공 ▲품질보증기간 (2년) 이후에도 모든 제품에 대해 추가 2년 동안 유상 수리 서비스 확대 및 제품 유상 수리 비용 인하 등이다.

롭 웹스터(Rob Webster) 다이슨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대표는 "그간 제품의 수리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다이슨은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현재 지연되고 있는 수리 문제를 11월말까지 모두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된 AS 정책을 시행하고 모든 헤어케어 제품 고객에게 약속된 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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