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포격으로 주민 1천700여명 사망한 하르키우에 조성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축구장 절반 정도 넓이의 공터에 1천발이 넘는 포탄과 미사일 잔해가 줄지어 놓여있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산업지구에 만들어진 '러시아 미사일 공동묘지' 모습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시설과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전쟁범죄 증거 수집을 위해 하르키우 검찰이 미사일 공동묘지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5천여발의 순항미사일과 수많은 포탄을 발사했는데 그 가운데 많은 수가 하르키우의 민간시설에 떨어졌다.
현지 검찰은 시내 건물과 거리 등에 박혀있던 포탄과 미사일 잔해를 하나씩 수거해 등록한 뒤 미사일 묘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검찰은 미사일 묘지로 옮겨진 수집물의 약 95%가 '스메르치' 시스템을 포함한 러시아제 다연장로켓포(MLRS) 포탄들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에는 2008년 국제조약으로 사용이 금지된 집속탄 잔해도 있다.
동시에 이 수집물들이 러시아 당국과 군인들을 기소하는 데 도움이 될 증거 자료로도 사용되길 바란다.
하르키우 검찰 대변인 드미트로 추벤코는 "이 포탄들은 모두 하르키우 시내에서 발견됐지만 실제 우리에게 발사된 것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이것들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증거물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진 민간인 대상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데 포탄 잔해 수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