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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괜찮아" 여름의 끝자락, 느긋함이 매력인 이곳으로 떠난다

김세형 기자

입력 2022-08-09 09:12

수정 2022-08-1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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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괜찮아" 여름의 끝자락, 느긋함이 매력인 이곳으로 떠난다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름의 끝자락이다. 말복을 지나 처서를 앞두고 있다. 식을 줄 모르던 여름 열기가 한풀 꺾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즐겨라, 마지막 여름을. 즐거운 기억은 지친 삶의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준비했다. 고물가와 코로나19 재유행에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이들을 위한 곳을 소개한다. 늦여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여유로움까지 담고 있어 떨쳐내지 못한 여름휴가 미련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여행지다.



▶강원 인제, 숲속에서 느끼는 자유로움

인제는 한적함이 매력적인 곳이다. 험준한 산자락에 둘러싸여 가는 길이 험했던 만큼 '오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오가는 사람의 발길이 적어 자연스레 숲은 울창하고 물은 맑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은 곳이 인제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자연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적인 곳이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이들에게는 겨울철 흰 눈에 뒤덮인 숲과 하얀 자작나무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에 사진 촬영 명소로 꽤 유명하다.

그러나 늦여름 자작나무 숲속에서 느끼는 정취는 겨울철 비경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하얀 자작나무와 녹색 나뭇잎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색채감은 바쁜 현대 생활에 지친 심신을 위로한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 본을 조림해 만든 인공 숲이다. 이 중 25ha를 유아 숲 체험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작나무 숲의 탐방은 입구에서 입산 기록 후 도보로 가능하다. 입구인 자작나무 숲 안내소부터 조성된 2개의 임도(80분 코스, 60분 코스)를 따라 걸으면 자작나무 숲에 닿는다. 자작나무 숲에 닿으면 수령이 20년 이상 되는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찬 숲을 마주할 수 있다. 하얀 수피에 하늘을 향해 뻗은 자작나무 숲은 이국적인 풍취를 돋운다. 아이와 함께 자작나무 숲을 방문한다면 유아 숲 체험원에서 숲속교실, 인디언집 등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기는 게 가능하다.

만해마을은 인제의 숨은 여행지다. 볼거리가 아닌, 역사와 시대적 흐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민족운동가로 일제 강점기 시대 민족혼을 불어 넣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자유사상, 진보사상, 민족사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붓한 산책로를 따라 만해문학박물관과 숙박시설인 문인의 집, 북카페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머물기에 제격이다. 만해마을 산책로 끝에는 북천이 흐르고 있어, 계곡 물놀이를 하거나 강가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이색적인 숙박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인제스피디움을 추천한다. 카 레이싱을 즐길 수 있고, 서킷이 내려다 보이는 4성급 호텔과 콘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인제스피디움은 국내외 자동차경주가 열리는 경기장이지만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일반인을 비롯한 아마추어 레이서도 서킷 주행이 가능하다. 서킷에 나가려면 이론교육 90분과 실전 주행 30분을 이수하고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서킷 라이선스를 소지한 사람은 스포츠 주행이 있는 날에 본인 자동차로 서킷을 주행할 수 있다. 라이선스 유효기간은 1년이며, 해마다 갱신이 가능하다. ▶경북 울진, 신비로운 자연경관이 매력적

울진은 한마디로 '신비로운' 곳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과 곳곳에 숨은 볼거리를 찾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짧다.

많은 명소가 있지만 여름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성류굴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2억 5000만 년 전 만들어진 석회동굴로, 탐방로를 따라 한 바퀴 둘러보는 데 20분가량이 소요된다. 내부는 석회동굴에서 흔히 발견되는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진주 등 생성물을 볼 수 있다. 특히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명문과 글, 그림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구엘공원에 있는 석주굴과 비슷한 형태의 출입로 옆으로 흐르는 강물은 여행의 운치를 더한다. 성류굴은 울진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성류굴 또는 수곡 방면 버스 이용할 경우 10분 정도 소요된다.

바다 풍경을 보고 싶다면 후포를 추천한다.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 못지않게 등기산스카이워크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내륙의 자연과 짙푸른 울진의 바다, 망망대해를 보고 있으면 자연의 거대함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등기산스카이워크는 길이 135m, 높이 20m로 조성된 바다 위 육교다. 바다 쪽으로 쭉 뻗은 구간 중 57m의 강화유리 바닥 구간은 스릴을 즐기기에 매우 좋다. 탁 트인 풍경은 숨 쉴 틈이 필요할 때 방문하기에 적격이다. 시원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파도소리는 머리와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개방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비나 눈 혹은 강풍이 부는 날에는 오픈하지 않는다. 등기산 공원에는 출렁다리도 있다. 스카이워크를 경험하고 출렁다리를 지나 등기산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백미다.

여름철 무더위로 걷는 게 싫다면 왕피천케이블카를 추천한다. 케이블카 승하차장은 엑스포공원역에 있다. 2020년 7월 1일 엑스포공원 탑승장에서 해맞이공원 하차장까지, 왕복 노선 1430m로 설치됐다. 케이블카를 타면 국내를 대표하는 생태 보존지역인 왕피천, 시원한 동해의 풍광을 너른 시야에서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이용하면 된다.

▶충남 부여, 과거와 현재 공존 '볼거리' 가득

부여는 백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오랜 세월 속 켜켜이 쌓인 묘한 매력을 품은 관광지 간 거리가 짧아 교통 편리성도 뛰어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옛스러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궁남지로 떠나보자. 궁남지는 인공연못으로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와의 서동요 전설을 머금고 있는 곳이다. 백제 시대 때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 물을 끌어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은 궁의 정원 역할을 하던 곳이 궁남지다. 오후 늦은 무렵 조명이 켜진 궁남지는 장관이다.

인근에 있는 백제문화단지는 백제 왕궁을 재현한 곳으로 백제시대 유적과 유물에 근거해 조성된 테마파크다. 탈거리는 없지만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백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황후의 품격', '계백'의 촬영지로 활용됐다. 여름철에는 야간 개장을 하고 있어 달빛을 벗 삼아 백제를 거닐어 보는 게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자라면 백제문화단제에서 출발하는 부여수륙양용시티투어버스를 타보자. 국내 최초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이다. 백제문화단지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백마강레저파크에서 수상 진입해 고란사, 낙화암 등을 지나서 다시 육지에 오르는 코스로 운행되며 해설사가 탑승해 부여관광지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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